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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가 전부였다. 파라과이전과 코스타리카전에서 각각 한 차례씩 기록했다. '패스 마스터'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프리킥 횟수다.
그러나 딜레마는 있었다. 기성용에게 헤딩은 최대 약점이었다. 기성용의 부친인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은 "성용이가 어렸을 때 헤딩을 하다 다친 경험이 있다. 트라우마가 있는지 헤딩을 잘 안하려 한다. 그래서 예전에 헤딩 골을 넣으면 차를 사준다는 약속도 한 적 있다"고 말했다. 유럽 무대에서 생존을 위해 기성용은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다. 기성용은 헤딩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장신을 이용한 헤딩 가담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지난 3월에는 리버풀을 상대로 프로 첫 헤딩골의 기쁨을 누렸다. 새로운 진화였다.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와보자.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기성용은 헤딩을 못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지난달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이 후반 막판 헤딩 슈팅으로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날 기성용은 세트피스에 가담해 수 차례 위협적인 헤딩 슈팅을 기록했다. 첫 인상이 강했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은 수비와 미드필드, 공격까지 다양한 능력을 지녔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기성용도 "이렇게 헤딩을 많이 하기는 처음이다. 헤딩에 취약했는데 공중볼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11월 A매치 2연전에 주목해볼 차례다. 슈틸리케 감독이 기성용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할까. 만약 기성용이 지속적으로 헤딩에 가담한다면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에 '전담 키커 기성용'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