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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는 올시즌 K-리그 클래식 '반전의 팀'이다.
올시즌 전남유스 출신 '광양루니' 이종호가 눈부시게 성장했다. 스테보 안용우 현영민 송창호 레안드리뉴 등 폭풍 영입의 효과도 톡톡히 봤다. 어느 팀에게도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성장했다. "전남 경기는 재밌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홈 관중도 급증했다.
하 감독은 치열한 순위다툼이 이어진 지난 9월 이종호 안용우 김영욱을 기꺼이 이광종호에 내줬다. 9골을 기록한 이종호와 5골5도움을 기록한 '왼발의 달인' 안용우는 전남 전력의 절반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하 감독과 구단은 한국 축구를 위한 대의에 주저함이 없었다. 이종호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주공격수로 맹활약했다. 8강전에서 코피를 쏟아가며 페널티킥을 이끌어냈고, 4강전에서 직접 골을 넣으며 금메달을 이끌었다. 애제자들은 28년만의 금메달을 목에 건 채 금의환향했다. 주전들의 공백을 남은 선수들이 사력을 다해 메웠다. 스테보 심동운 등이 투혼을 발휘했고, 6위권을 수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후유증은 컸다. 인천아시안게임 동안 치러진 6경기에서 1승1무4패, 승점 4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였다. 하 감독은 "결국 6강 승부는 마지막까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울산과 마지막 골득실차로 상위 스플릿행을 다툴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하 감독은 결연했다. "이것저것 생각할 것이 없다. 이제 '경우의 수'도 없다. 오직 승리만을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유일한 위안은 남은 2경기에서 '완전체' 전남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말 이후 한달반만에 돌아온 금메달 전사들을 풀가동할 수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6강행 목표까지 이룬다면 클럽과 대표팀의 진정한 '윈-윈' 신화를 이루게 된다. 올시즌 9골에 묶여 있는 이종호 역시 아홉수를 털어내는 보은의 골을 다짐하고 있다. 목 부상으로 인해 헤딩에 어려움을 겪었던 '전사' 스테보 역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스플릿리그 사상 첫 6강의 꿈이 눈앞이지만, 자칫 신기루가 될 수도 있다. 일단 서울과의 홈경기에 승점 3의 명운을 걸었다. '돌풍의 팀'이 아니라 '태풍의 팀'이라던 전남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