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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꺼낸 손흥민(레버쿠젠)의 활용법은 프리롤이었다.
파라과이전은 업그레이드된 손흥민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파라과이 수비수들은 속도와 패스에 눈을 뜬 손흥민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국의 공격은 손흥민의 발끝에 춤을 췄다. 손흥민이 공을 잡는 순간 한국의 공격템포는 빠르게 올라갔다. 손흥민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손흥민은 스피드와 슈팅력을 앞세웠던 전형적인 7번 유형의 선수였다. 축구는 등번호로 포지션을 구분짓기도 한다. 9번은 전통적인 스타일의 스트라이커, 10번은 플레이메이커 혹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지칭한다. 과거 7번은 측면 미드필더를 의미했지만, 현대축구에서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득점을 만드는 선수를 일컫는다. '세계 최고의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대표적이다. 역습에 특화되어 있던 '7번' 손흥민은 팀 전체의 공격에 관여하는 '10번' 스타일로 변화하고 있다. 발군의 속도 뿐만 아니라 찬스메이킹 능력까지 더하며 무결점 공격수로 변모하고 있다.
바야흐로 '손흥민 시대'다. 데뷔전을 치른 슈틸리케 감독도 아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천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