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파라과이전]슈틸리케 감독이 기성용에 '캡틴' 안긴 이유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10-10 06:48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9일 경기 화성 롤링힐스 호텔에서 내일 천안에서 펼쳐질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성용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화성=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09/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기성용(스완지시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의 10월 A매치 2연전에 기성용을 주장으로 선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주장을 골키퍼로 선임한다는 점을 꺼린다고 말한 바 있다. 기성용은 미드필더로 중원에서 활약한다. 공수에 모두 관여하는 선수다. 팀 중심적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봤다. 기성용이 감정을 잘 조절한다면 더 훌륭한 주장이 될 것이다. 26세로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최고참과 막내의 중간점이지만,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 선수다. 그래서 주장으로 선임했다"고 했다.

기성용은 한국축구의 중심이다. 이견이 없다. 기성용의 발끝에서 공수가 시작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2연전에서 공격보다 수비를 먼저 다듬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포백라인에도 리더가 있지만 기성용이 축이 돼야 한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과 포백라인을 묶어 수비전술 훈련을 진행했다. 아직 이렇다할 전술이 완성되지 않은 공격진 역시 기성용의 패스가 중요하다. 기성용을 주장으로 선임한 이유는 또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술의 유연함을 강조했다. 그는 "쉽게 말로만 4-4-2 포메이션을 구사하겠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현대축구에서 중요한 것은 전술의 유연성이다. 얼마나 유연하게 바뀐 전술에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다. 대표선수들인만큼 쉽게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 이번 2연전에서는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생각이다"고 했다. 전술 변화의 핵심은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지난 9월 A매치 2연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A대표팀은 기성용의 위치에 따라 포백과 스리백을 넘나들었다.

기성용은 9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 호텔에서 가진 파라과이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감독님 밑에서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소집기간이 길지 않았고, 선수들도 새로운 감독님을 경험하는 상황이었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는게 목표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최대한 잘 해내는게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주장 완장을 차게 되어 상당히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경쟁 안에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주어진 어떤 부분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이틀 간의 훈련에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이틀 간 훈련과 미팅을 하면서 지난 경기들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감독님이 지난 경기에서 잘못된 부분과 보완점에 대해 명확히 말해줬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충분히 해야할 부분을 인지하는 계기가 됐다"며 "새 감독님이 온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 모습들이 내일 경기에 그대로 드러나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장 완장을 팔에 두른 기성용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보자.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