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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사비, 벤치멤버 추락…패스마스터의 씁쓸한 노년

기사입력 2014-09-26 16:43 | 최종수정 2014-09-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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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에르난데스. ⓒAFPBBNews = News1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패스마스터' 사비 에르난데스(34)의 빛이 저물어가고 있다.

카를레스 푸욜(은퇴)를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찬 에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가 치른 6경기 중 단 3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이중 사비가 선발출전한 경기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아포엘 전 1경기 뿐이며, 이날도 59분만에 교체됐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비야레알-레반테 전에 각각 교체 출전, 17분-28분 출장에 그쳤다. 에르난데스가 피치에 선 시간은 리그 5경기 중 45분에 불과하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번 시즌 수퍼스타 리오넬 메시(27)에게 플레이메이커 및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기고 있다. 루이스 수아레스(27)의 합류에 앞서 공격진을 정비하는 의미와 더불어 에르난데스의 자리를 일찌감치 대체한 것.
 
이에 대해 스페인 언론 아스는 26일(한국 시각) "사비의 최근 기분은 '내가 왜 여기 있나'하는 표정만으로도 알 수 있다"라며 "엔리케 감독은 여전히 사비는 핵심 선수라고 주장하면서도 출전시키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말라가 전을 앞두고 예정됐던 스폰서와의 이벤트를 취소했다. 말라가 전 출전이 예고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에르난데스가 나설 시간은 없었다.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를 연달아 제패했던 스페인의 티키타카는 에르난데스를 비롯한 '황금세대'가 노쇠화하면서 무너졌고, 객관적으로 사비의 노쇠화는 명백하다.

하지만 지난 여름 뉴욕시티로의 이적이 유력했음에도, 엔리케 감독의 설득에 따라 바르셀로나에 남은 에르난데스로선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전설의 끝은 피할 수 없지만, 스스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초라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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