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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이 따로 없다.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대권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선두 전북(승점 52)과 2위 포항(승점 50)의 승점차는 불과 2점. 1경기 결과에 따라 자리를 맞바꿀 수 있는 위치다. 후발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3위 수원(승점 47)이 어느덧 선두 자리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4위 제주(승점 44)의 거리도 멀지 않다. 5위 서울(승점 43)은 9경기 연속 무패(6승3무)를 앞세워 호시탐탐 도약을 노리고 있다.
변수와 흐름, 그리고 부담
포항은 이명주(24·알아인) 이적 뒤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전북의 뒤를 쫓고 있다. 포백과 스리백 전술을 적절히 섞어 가면서 재미를 봤다. 그러나 서울전에 이어 수원에 역전패를 당하는 등 승부처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남에 덜미를 잡혔던 전북은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포항과 마찬가지로 치고 나아가야 할 타이밍을 번번이 놓치고 있다. 불안한 선두다.
매 경기마다 부상, 경고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은 이번에도 변수 커버가 관건이다. 오른쪽 풀백 신광훈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지난 수원전에서 역전패를 하면서 균열을 노출한 수비라인의 문제까지 감안하면 황선홍 포항 감독의 고민이 적지 않다. 측면 공격에 강점을 보이는 전북을 상대로 황 감독이 어떤 수를 내놓을 지가 주목된다. 최근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인 유창현의 발끝에 기대를 걸 만하다.
전북은 지난달 16일 포항 원정에서 2대0으로 완승하면서 '스틸야드 징크스'를 깨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웃음기가 없다. 2선 공격의 축 이재성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된 이후 닥공(닥치고 공격) 기질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3경기서 2골에 그쳤다. 닥공 부활 없이는 우승도 없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속을 태우고 있다.
추격자들의 눈치도 봐야 한다. 제주는 포항-전북전에 하루 앞선 2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승점 26·8위), 수원은 같은날 상주종합운동장에서 상주(승점 25·9위)를 상대로 28라운드를 치른다. 제주와 수원이 모두 승리를 따낼 경우 포항, 전북과의 간격은 크게 좁혀진다. 포항과 전북 모두 압박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물고 물리는 진흙탕 싸움
중·하위권 전쟁도 상위권 못지 않게 뜨겁다. 전남(승점 42·6위)과 울산(승점 40·7위)의 대치정국은 흥미진진 하다. 팀당 33경기를 마친 뒤 치러지는 스플릿 그룹A, B의 경계선에서 마주보고 있다. 그룹A 마지노선인 6위에 걸쳐 있는 전남은 3시즌 만의 상위그룹 진입을 자신하고 있다. 울산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7위까지 밀려났다. 지난해 리그 2위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전남과 울산은 28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정면충돌 한다. 전남은 그룹A 진입 굳히기, 울산은 역전을 바라보고 있다. 대접전이 예상된다.
8위 인천부터 꼴찌 부산(승점 21)까지 5팀이 승점 5 차이로 물려 있는 하위권은 그야말로 진흙탕이다. 부산은 27일 안방인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성남(승점 24·10위)을 상대로 탈꼴찌에 도전한다. 성남을 상대로 2연승 중인 부산은 자신감이 넘친다. 그러나 김학범 감독 체제로 전환한 뒤 몰라보게 달라진 성남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