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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대 와일드카드 중 가장 부족하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하고 희생할 것이다."
당연히 이광종호의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1순위로 꼽혔다. 이용재(나가사키)와 이종호(전남) 등 스트라이커 자원이 있었지만, 이광종 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김신욱이었다. 2013년 K-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으로 이미 K-리그를 접수한 김신욱은 이 감독이 고민없이 선택한 와일드카드였다.
성실함으로 잔부상을 털어버렸다. 김신욱은 지난달 31일 포항과의 '동해안더비'를 마친 뒤 곧바로 이광종호 소집을 위해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오른쪽 허벅지에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훈련을 게을리할 수 없었다. 코칭스태프의 배려가 있었지만,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후배들이 따라온다는 생각이 강했다.
기대에 100% 부응했다. 김신욱은 14일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33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누구보다 열심히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의 눈은 유럽을 향해 있다. 그러나 걸림돌이 있다. 바로 병역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보니 그동안 완적 이적보다 임대 제안이 오곤 한다. 김신욱은 임대로는 유럽으로 가고싶지 않았다. 둥지를 옮길 때 옮기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싶어했다. 또 유럽에서 임대신분의 아시아 선수의 미래는 불보듯 뻔하다. 빠른 시간 안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할 경우 벤치신세가 길어질 수 있다.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그러나 김신욱은 '병역'이란 단어를 마음 속에서 지웠다. 너무 병역에 집중하다보면 개인 플레이가 난무하고 조직력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병역'이란 단어를 이광종호에서 금기어로 만든 것이 김신욱이었다.
이제 한 고비를 넘었을 뿐이다. 김신욱은 들뜨지 않는 법을 알고 있다. 마인드컨트롤의 일인자다. 그의 눈은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차전을 바라보고 있다.
인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