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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수원 무승부, 3위 싸움은 더욱 안갯속으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9-14 18:54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돈과 명예를 거머쥘 수 있는 무대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단 4팀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클래식 1~3위팀과 FA컵 우승팀이 ACL에 나갈 수 있다. 1~3위팀 중 FA컵 우승팀이 나오면 4위팀에게도 기회가 주어지지만, 확실한 ACL행을 결정짓기 위해서는 일단 3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래식의 선두권 경쟁은 전북과 포항, 2강 체제로 압축됐다. 3위 전쟁은 이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서울(승점 41)이 폭풍 상승세를 보이며 3위권을 넘보고 있다. 울산(승점 39)도 꾸역꾸역 승점을 더하고 있다. 중위권팀들에게 3위는 가시권이다.

그래서 1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3위 수원(승점 44)과 4위 제주(승점 43)의 26라운드 맞대결은 대단히 중요했다. 여기서 승리한 팀은 3위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었다. 양 팀 사령탑 모두 이날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어느 한경기 안 중요한 경기가 없지만 4위팀과의 경기인만큼 결과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밑에서 올라오는 팀들이 많아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선수들도 제주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박경훈 제주 감독도 "이쯤에서 3위로 올라가야 한다. 이길 팀들이 다 이기고 있다. 신경 안쓰고 우리만의 길을 가기 위해서도 일찌감치 3위 자리를 선점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승부처는 미드필드였다. 허리에서 앞서는 팀이 경기를 주도했다. 미드필드를 두고 양 팀 감독은 치열한 머리싸움을 펼쳤다. 서 감독은 제주의 막강 미드필드진을 의식해 기동력이 좋은 고차원을 투입했다. 염기훈과 산토스에게는 수비가담을 강조했다. 제주는 '수원의 에이스' 산토스의 공격력을 의식해 수비력이 좋은 오승범을 투입하는 대신 기존의 장은규 윤빛가람을 그대로 기용했다. 전반은 수원의 페이스였다. 수원은 '중원의 핵' 김두현이 근육부상으로 제외됐지만, 오히려 제주의 허리를 압도했다. 압박이 주효하며 전반 내내 경기를 주도했다. 로저의 결정력만 좋았다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었다.

후반전은 제주가 경기를 주도했다. 윤빛가람의 패싱력과 황일수의 돌파가 살아났다. 박 감독은 진대성과 루이스를 투입해 공세를 더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장면까지 만들지는 못했다. 고비마다 이어진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을 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0대0으로 마무리됐다.

수원과 제주과 승점 1점씩을 나눠가지며 3위 싸움은 더욱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3위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 다음시즌 ACL 진출권을 손에 넣을 팀은 누가 될 것인지. 인천 아시안게임 기간에도 계속되는 클래식을 지켜보는 묘미 중 하나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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