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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포항 최대 기대주는 문창진(21)이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의 평가는 냉정했다. "문창진은 시간을 많이 줘야 하는 스타일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뛰어난 발재간에도 90분을 소화하지 못하는 체력과 승부처에서 드러나는 미숙함이 신뢰의 경계선을 넘지 못한 원인이었다. 황 감독은 "(이)명주가 팀을 떠난 뒤 (문)창진이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봤다. 그런데 (경기력 면에서) 따라가질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을 노래했다. "충분히 능력을 갖추고 있고 가능성도 크다. 변화의 과정을 넘기면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스승의 마음을 알았던 것일까. 문창진이 '제철가 더비'에서 가치를 입증해냈다. 문창진은 10일 광양축구전용구장서 열린 전남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에서 경기시작 7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신광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넘겨준 볼이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자, 문전 오른쪽에서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 했다. 문창진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광양=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