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5일 한국 축구를 이끌 차기 A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
브라질월드컵의 고통도 품에 안아야 했다. 22명의 소집 명단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명이 브라질을 경험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한국영(카타르) 구자철(마인츠) 이근호(상주) 이범영(부산) 김창수(가시와) 김영권(광저우 헝다) 곽태휘(알힐랄) 이 용(울산) 박종우(광저우 부리) 등이다. 여전히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베테랑' 이동국(전북)과 차두리(서울), 중동을 누비고 있는 이명주(알아인) 남태희(레퀴야) 등이 가세하면서 새 바람도 기대했다.
과연 브라질월드컵의 후유증을 어떻게 털어낼 수 있을까. 걱정과 함께 희망이 공존했다. 태극전사들의 각오는 묵직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주어진 결과를 다 떠나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어야 한다"며 "주어진 역할과 환경에 적응하겠다. 다들 좋은 경기를 하려고 한다. 모두 그럴만한 이유들도 있다. 준비를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청용(볼턴)은 "월드컵은 끝났다. 이제는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최근에 좋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친선경기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고 했다. 손흥민(레버쿠젠)도 "브라질월드컵 실패가 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됐다. 많은 팬들의 시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이번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남미의 강팀이니만큼 많지 않은 시간이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던, 아니든 태극전사들은 모두가 '반전'을 꿈꿨다. 현실이었다. 한국 축구가 달라졌다. 태극전사들의 눈물겨운 투지는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전반 21분 골키퍼 김진현의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의 눈물은 없었다. 전반 33분 이명주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데 이어 후반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한 이동국이 폭발했다. 후반 7분과 17분과 역전에 이어 쐐기골을 작렬시켰다. 강력한 압박과 태클, 지칠줄 모르는 투혼이 물결쳤다.
한국 축구가 한때 방황했다. 위기는 기회였다.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에서 입증했다. 꼬인 매듭이 풀렸다.
부천=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