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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주의 셀프힐링, 월드컵-AG 탈락 아픔 씻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9-05 20:42



이명주(24·알아인)이 '셀프힐링'에 성공했다.

이명주는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 0-1로 뒤진 전반 33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의미가 깊다. A매치 10경기 만에 터뜨린 데뷔골이었다. 특히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탈락의 아픔을 씻는 골이었다.

5월 8일, 청천벽력이었다. 바라던 월드컵 출전의 꿈이 사라졌다. 최종 명단에 이명주의 이름은 없었다. 논란이 일었다. 꾸준한 출전과 함께 기량도 물이 오를대로 올라 있었다. 당시 K-리그 클래식 도움 1위(7개)와 득점 3위(4골)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평가는 이미 1월 미국 전지훈련에서 끝나있었다. 이명주는 자신에게 주어진 수비형 미드필더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홍명보 전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아쉬움 대신 와신상담했다.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났다. 프로축구 사상 첫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월드컵 탈락의 아픔은 중동 이적으로 보상받았다. 행선지는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이었다. '기록 파괴자'였다. K-리그 사상 최고 대우를 받았다. 이적료가 500만달러(약 50억원)에 달했다. 계약기간 3년에 연봉 15억원까지 총 95억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또 한 번의 '반전'은 남아있었다. 인천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발탁이었다. 당연히 이름이 오르내렸다. 차출이 불가능해진 손흥민(레버쿠젠)의 대체자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태극마크는 이명주를 외면했다. 알 아인 이적이 부메랑이 됐다. 구단 측의 거부로 차출이 불발됐다.

태극마크와는 영 인연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이명주와의 손을 놓을 수 없었다. 9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8일·고양종합운동장)와의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명단에 이명주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이명주는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드러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서 한국의 파상공세를 이끌었다. 정점은 골로 찍었다. 손흥민의 슛이 수비수 몸에 맞고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흐르자 지체없이 오른발슛으로 마무리 했다.

부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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