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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하면서 이렇게 승리에 도취된 적은 처음인 것같다.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
1일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소집되는 이종호, 안용우, 김영욱 등 주축선수 3명을 보내야 한다. '애제자' 전현철의 시즌 2호골은 그래서 더 반갑다. 아주대 시절부터 키워온 애제자다. 성남 드래프트 1순위로 프로행을 택한 전현철은 하 감독의 아주대 시절 애제자다. U-리그 득점왕을 휩쓸었고, 하 감독의 무패행진 기록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프로에서 사제는 운명처럼 재회했다. 스테보, 레안드리뉴, 안용우 등 공격수들을 대거 영입한 올시즌 유난히 야단을 많이 쳤다. "현철이가 좋은 선수로 계속 성장하려면 스테보처럼 태클도 하고 거침없이 나서야 한다. 얌전하게 축구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 식으로 하면 기회를 안준다고 겁도 주고, 협박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 감독은 기특한 제자를 향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공간침투를 기가 막히게 하는 선수인데 그동안 거머쥐는 플레이에서 미숙함이 많았다. 공간 플레이에 이어 연계 플레이까지 된다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종호가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가기 때문에 일부러 더 자극을 줬다. 그렇게 자극을 준 게 오늘 이렇게 큰 사건을 만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9월부터 팀의 주축 선수 부재속에 백업선수들의 반란이 시작된다. 하 감독은 믿음과 기대감을 표했다. "확실하게 6위 안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팀에 3명이 차출됐지만, 개인적으로는 바라던 일이 이뤄져 매우 좋다. 주축 선수들이 빠졌지만, 전현철의 몸 상태가 올라와 이종호를 대신해 잘 할 것이고, 심동운도 부산전부터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웃었다.
광양=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