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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마르바이크 "한국 맡고 싶다", 세부조율만 남았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8-06 21:26


ⓒAFPBBNews = News1

"한국 A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은 의사가 있다."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전 네덜란드대표팀 감독이 한국 A대표팀 감독을 의향이 있다고 대한축구협회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4일 네덜란드로 출국,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만난 후 6일 귀국했다. 이 위원장은 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의 1차 협상 결과를 브리핑할 계획이다.

상황은 낙관적이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이 위원장의 러브콜에 긍정적으로 답변했다는 것이 축구협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지만 계약 조건의 합의가 남았다. 이 위원장은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요구 사항을 듣고 축구협회와 수뇌부와 세부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뤄졌지만 연봉과 처우 등 세부 사항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차기 A대표팀 감독이 유력해진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했던 판 마르바이크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에서 393경기를 소화했다. 페예노르트와 웨스트햄 같은 명문 클럽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1975년 유고슬라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뛰었던 것이 유일한 대표팀 경력이다.

지도자로 말을 갈아탄 뒤 빛을 보기 시작했다. 선수시절 뛰었던 포르튀나 시타르트에서 감독생활을 시작한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1999년 팀을 KNVB컵(네덜란드 FA컵) 결승으로 이끌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00년 페예노르트의 지휘봉을 잡은 뒤 2001~2002시즌 UEFA컵 우승컵을 이끌며 단숨에 명장 반열에 올랐다. 2004년 도르트문트로 옮기기 전까지 매시즌 페예노르트를 3위 이내로 올리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도르트문트에서도 강등권에 있는 팀을 중위권으로 올려놓았다. 2007년에는 다시 페예노르트로 돌아와 2008년 KNVB컵을 차지했다.

2008년 마르코 판 바스텐 감독의 후임을 찾던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판 마르바이크 감독을 낙점했다. 상위레벨의 경험이 없다는 우려와 달리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순항을 거듭했다. 실리축구를 앞세워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도 승승장구했다. 탄탄한 수비를 강조하며 네덜란드를 결승까지 이끌었다. 당대 최고의 팀이었던 스페인에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암흑기가 찾아왔다. 네덜란드 대표팀과 계약 연장에 성공하며 유로2012에 나섰지만, 결과는 충격의 3연패.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사우스햄턴과 스포르팅 리스본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2013년 함부르크의 감독직에 올랐지만 7연패를 당하며 단 143일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화려함 대신 실속을 중시한다. 승리제일주의다. 그의 축구 철학은 "승리를 위해 '추한' 축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네덜란드 축구의 자존심과 같은 토털사커 역시 판 마르바이크 감독에게는 수많은 전술 중 하나일 뿐이다. 단기전에 강하다. 특히 토너먼트만큼은 네덜란드 축구계에서도 최고로 통한다. KNVB컵이나 UEFA컵과 같은 토너먼트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약점도 있다. 카리스마형으로 알려졌지만, 선수단 장악 능력이 떨어진다. 남아공월드컵 이후 팀의 규율을 잡던 프랑크 드보어 수석코치가 아약스로 옮긴 후 스타선수들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사위이기도 한 판 봄멜을 지나치게 중용하며 선수들의 반감을 샀다. 상황에 따라 유연한 변화를 꾀하지만 전체적인 전술은 비교적 단조롭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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