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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가 러시아와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알제리와의 2차전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전반전에 알제리의 수비 조직력은 견고했다. 바히드 하릴호지치 알제리대표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포백에 파우지 굴람(나폴리) 라피크 할리체(아카데미카 쿠임브라) 마지드 부게라(레퀴야) 메흐디 모스테파(아작시오)가 섰다. 벨기에의 막강한 공격력을 고려한 하릴호지치 감독은 나빌 벤탈렙(토트넘)과 카를 메드자니(바렌시엔)를 포백 라인 앞에 기용해 수비진를 강화했다. 6명으로 수비진을 꾸렸다. 수비벽이 두터웠다. 할리체, 부게라의 협력 수비로 벨기에의 최전방 공격수인 로멜루 루카쿠(에버턴)를 고립시켰다. 루카쿠는 58분 동안 슈팅 한번 기록하지 못했다. 양쪽 날개인 에덴 아자르(첼시)와 케빈 더 브라위너(볼프스부르크)의 돌파도 공간을 내주지 않는 수비로 막았다. 협력 수비를 통한 압박으로 벨기에의 막강 화력을 잠재웠다. 전반에 알제리의 수비가 무너진 장면은 딱 한차례 나왔다. 전반 41분, 아자르에게 킬패스를 허용하면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나세르 샤들리(토트넘)에게 단독 찬스를 내줬다. 골키퍼의 선방으로 실점은 막았지만 발이 느린 중앙 수비진이 뒷공간 침투에 약하다는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체력에 무너진 수비 조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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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의 슈팅은 단 3회에 그쳤다. 코너킥도 2회에 불과했다. 극단적인 수비를 해 공격다운 공격을 볼 기회가 적었다. 그래도 알제리 공격의 강·약점은 확실하게 드러났다. 모든 공격은 페굴리 통해서 이루어졌다. 페굴리는 홍명보호가 경계해야 할 대상 1호다. 페굴리를 중심으로 한 역습의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알제리는 전반 25분 단 두번의 패스만에 페널티킥을 만들어냈다. 벨기에의 공격을 중도 차단 한 뒤 전진하는 풀백 굴람에게 패스가 연결됐고, 굴람이 즉각 페굴리를 향해 롱크로스를 올렸다. 페굴리의 스피드도 돋보였다. 벨기에의 수비수 페르통언보다 뒤에 있었지만 순식간에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돌진했다. 페르통언이 손으로 그를 막았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페굴리가 침착하게 차 넣었다.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기 전까지 꾸준히 돌파도 시도했다. 그는 동료와 짧은 2대1 패스를 통해 전진했다. 역습을 전개할시 중앙에서 측면, 다시 측면에서 중앙으로 볼을 연결하며 수비진을 혼란시켰다. 드리블 돌파를 시도할 때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측면 라인을 파고 들었다. 직선형 질주에 가깝다. 그러나 그의 공격이 전부였다. 최전방 공격수인 수다니와 마흐레즈, 다이데르의 공격 패턴은 단조로웠다. 찬스조차 잡지 못했다. 수다니, 마르헤즈, 다이데르의 슈팅수 합계는 단 1개였다. 결국 페굴리 밖에 공격을 이끌 선수가 없는게 알제리 공격의 발목을 잡았다.
측면+교체카드에 승부를 걸어라
벨기에가 아자르, 메르턴스의 측면 돌파를 이용해 알제리 수비진에 균열을 만든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청용(볼턴)과 손흥민(레버쿠젠)은 유럽 무대에서도 통하는 윙어다. 박주영(아스널) 구자철(마인츠)과의 짧은 패스를 기반으로 알제리의 뒷공간을 지겹도록 파고들면 공간의 문이 열릴 수 있다. 러시아전에서 '교체카드' 이근호(상주)가 수비수 사이를 파고들어 수비진을 흔든 것처럼 상대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 중반 이후 체력과 스피드가 좋은 공격수를 교체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펠라이니를 통해 답을 얻어도 된다. 헤딩력이 좋은 펠라이니의 공중볼 장악에 알제리가 속수무책으로 당했듯,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울산)을 교체 출전시켜 공간과 높이를 동시에 공략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알제리의 주요 공격루트인 측면 공격은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의 측면 협력 수비로 막아야 한다. 알제리가 수비적인 전술을 사용했던 벨기에전과 다른 공격진을 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알제리의 메시' 압델무멘 자부(클럽 아프리칸) 나빌 길라스(FC포르투) 등 공격 능력이 탁월한 선수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도 측면에 특화된 자원들이다. 수비의 답은 측면에 있다. 공수에서 측면을 지배하면 홍명보호의 승리 가능성은 충분하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