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차례의 페널티킥과 수적 우세에도 승리의 여신은 웃지 않았다. 부산 수문장 이범영의 신들린 선방에 속수무책이었다.
서울은 전반 33분 첫 번째 동점 기회를 얻었다. 고요한이 페널티킥을 얻었다. 하지만 오스마르의 슈팅을 이범영이 막아냈다. 후반 들어서도 파상공세를 펼쳤다. 후반 33분에는 이원영이 박희성을 잡아채며 두 번째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원영은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이번에는 김진규가 키커로 나섰지만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다시 이범영에게 걸렸다. 서울은 수적우세에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윤성효 부산 감독(52)과 최용수 FC서울 감독(43)은 못말리는 선후배다. 중·고·대학(동래중→동래고→연세대)의 향수를 공유하고 있다.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수'야", "행(형)님"이다. 정은 진하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선 양보는 없다. 칼끝은 무서울 정도로 매섭다.
지난해 윤 감독이 부산 사령탑으로 말을 갈아탔다. 징크스는 계속됐다. 3월 17일 첫 만남에서 윤 감독이 또 이겼다. 최 감독은 6월 23일 안방에서 긴 후유증에서 탈출했다. 8경기 만에 처음으로 윤 감독을 넘었다. 하지만 8월 FA컵 8강전에서 윤 감독이 다시 후배를 무너뜨렸다. 9월 8일 스플릿 첫 대결에서는 득점없이 비겼고, 11월 24일 지난 시즌 마지막 대결에선 최 감독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적은 7승2무2패, 윤 감독의 일방독주에 가깝다.
해가 바뀌었다. 2014년 두 사령탑의 첫 대결이었다. 윤 감독은 다시 한번 최 감독의 천적임을 과시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