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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덜랜드가 '컵대회의 사나이' 기성용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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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리그컵 결승에 나선 선덜랜드의 대표 얼굴로 소개된 이유는 컵대회에서 유독 강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리그컵 결승에서 중앙 수비수로 활약하며 101년만에 스완지시티에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를 안겼다. 올시즌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했지만 컵대회에서의 활약은 이어졌다. 첼시와의 8강전에서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결승골로 작렬시켰다. 맨유와의 4강 2차전에서는 1도움과 함께 승부차기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아무리 8강과 4강에서 강호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어도 맨시티보다 전력에서 몇 수 아래인 선덜랜드는 우승을 위해 기적을 연출해야 했다. 믿을 구석이 필요했다. 기성용이 '믿을 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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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여석 경기장의 절반을 메운 선덜랜드 원정팬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삼켰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기성용도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포옛 감독도 기성용을 끌어 안으며 위로했다. 팬들에 대한 고마움은 잊지 않았다. 기성용은 경기장을 돌면서 팬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맨시티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받기 위해 스타디움 본부석으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성용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지난해 환희로 가득찼던 기성용의 리그컵 결승이 아쉬움으로 끝이 났다.
런던=김장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