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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간 열전을 마치고 금의환향한 태극전사들이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성이 메아리쳤다. "김연아선수 아니 김연아씨, 여기좀 봐주세요!" "이상화 선수 생일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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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출국을 앞두고 있던 박혜민씨(24)도 잠시 시간을 내 응원 대열에 합류했다. 맨 앞줄에서 휴대폰 동영상 촬영에 성공한 그는 "김연아 선수를 실제로 본게 처음이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강심장'으로 연기를 펼쳐서 상당히 커보였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가녀린 여자였다. 너무 여린 선수가 세계를 감동시켜서 더욱 뭉클하다. 비록 금메달을 못땄지만 우리한테는 금메달이다"이라며 감동을 전했다.
선수들을 맞이한건 팬들만이 아니었다. 환영식과 해단식까지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가족들이 있었다. 여자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딸 심석희를 기다리던 부친 심교광씨는 해단식 무대 맨 앞줄에 앉아 있던 딸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환영인파가 너무 많아 딸은 아버지를 보지 못했다. 심교광씨는 "그동안의 노력이 보답받은 것 같아 행복하다. 주종목인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내 아쉬움이 있었지만 3000m계주에서 언니들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을 때는 눈물이 났다. 마음의 부담을 석희가 스스로 해결해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심씨는 딸을 위해 특별한 저녁을 함께 할 예정이다. "석희가 먹고 싶다고 한 게 몇가지 있다. 원래 감자탕을 좋아하는데 저녁에 해줘야겠다. 디저트로 아이스크림도 사주겠다."
생일을 맞이한 딸을 위해 아침부터 분주히 요리를 한 어머니도 입국장에 나타났다. 이상화의 어머니인 김인순씨였다. 입국장에서 딸과 진한 포옹을 나눈 그녀는 가장 먼저 한마디를 던졌다. "상화야 생일 축하해." 취재진의 높은 관심에 놀란 듯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서 반겨주고 있다. 내 딸이 아닌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씨는 진수성찬 밥상을 이상화의 생일 선물로 준비했다. "미역국, 부대찌게, 꽃게탕 등 상화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준비해놨다. 많은 반찬도 해놨다. 음식이 생일 선물이다." 태극전사들과 가족들, 팬들까지 모두가 행복했던 소치동계올림픽, 태극전사들의 금의환향이었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하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