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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아우크스부르크, 유럽 대항전 진출 가능할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2-11 07:12



지동원-홍정호가 뛰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의 기세가 무섭다.

아우크스부르크는 9일(한국시각)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츠-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0라운드서 4대1 대승을 거뒀다. 아르카디우스 밀리크, 안드레 한, 토비아스 베르너가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중반에는 지동원, 홍정호 등 한국인 선수들을 교체투입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지동원은 후반 21분 밀리크 자리에 투입돼 추가시간 포함 26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달 25일 도르트문트 원정 이후 브레멘, 슈투트가르트전까지 3경기 연속 교체출전했다. 센터백 홍정호는 후반 39분, 교체투입돼 승리를 지켜냈다. 아우스크부르크는 이날 승리로 역대 최다인 8경기(5승3무) 무패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원정에서 귀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31점(9승4무7패)으로 마인츠(승점 30)를 9위로 밀어냈다. 7위 헤르타 베를린에게 골득실차에서 뒤진 8위에 올랐다. 유로파리그 진출권에 자리한 5위 묀헨글라드바흐(승점 33)와는 승점차를 2점,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 마지노선인 4위 샬케04(승점 34)와는 3점으로 좁혔다. 구단 역사상 첫 유럽 클럽 대항전 진출도 가시권에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분데스리가가 생겨난 1963년 이후 한 번도 1부리그에 진입하지 못한 채 2∼4부리그를 오간 전형적인 하위권팀이다. 2010~2011시즌 2부리그 2위에 올라 분데스리가로 승격했다. 달콤함은 잠깐이었다. 재정, 경험이 일천하다보니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전반기 내내 고전하며 강등권에 놓이다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임대생들의 활약을 통해 겨우 살아남았다. 이때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구자철, 지동원이었다. 구자철은 2시즌 연속 아우크스부르크를 잔류시키며 '임대의 전설'을 썼다. 한국선수에 대한 아우크스부르크 팬들의 사랑은 상상 이상이다. 이때의 인연으로 홍정호를 영입하는 등 한국선수들과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팬들은 매시즌 어렵게 살아남는 아우크스부르크에게 '생존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쓰러지지 않고 버티다 보니 힘이 생겼나 보다. 올시즌 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환골탈태다. 일단 수비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라그나르 클라반-얀 칼젠브라커 센터백 듀오의 호흡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홍정호가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이 둘이 매경기 맹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미드필더 다니엘 바이어 역시 헌신적인 수비로 팀을 이끌고 있다. 공격진에서는 2선 공격수의 활약이 돋보인다. 올시즌 영입한 하릴 알틴톱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하며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는 올시즌 최고의 이적생 중 하나로 꼽힌다. 좌우에 포진한 토비아스 베르너와 안드레 한 콤비 플레이는 아우크스부르크의 자랑이다. 베르너는 4골, 한은 9골을 기록 중이다. 최전방이 다소 약하다는 고민이 있지만 지동원의 가세로 한층 무게감을 더했다. 지동원은 도르트문트와의 복귀전에서 골을 기록하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지난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의 지도력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물론 유럽 클럽 대항전 출전 여부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후반기 개막 후 이제 겨우 4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바이에른 뮌헨, 레버쿠젠 등 강호들을 상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하위권팀들을 상대로 확실히 승점 3점을 따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바이에른 뮌헨, 레버쿠젠, 도르트문트 빅3가 점차 고착화되는 분데스리가에서 '약체' 아우크스부르트의 돌풍은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속에서 뛰고 있는 지동원 홍정호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분데스리가의 남은 시즌을 지켜보는 재미가 될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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