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FC 선택한 이유요? 도전이죠."
이상기는 긍정적인 선수다. 언제나 해피 바이러스를 몰고 다닌다. 연습경기에서도 그의 밝은 에너지가 넘쳤다. 넓은 그라운드에 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선수들 뒤에서 화이팅 외쳐주는게 내 장점이다. 선후배한테 잘하고, 분위기를 띄워주는게 항상 내 몫이었다." 그래서인지 이적한지 얼마 안됐지만 기존 선수들과도 빠르게 친해졌다. "사실 이제 주전 골키퍼라는 생각에 조금 무게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천성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웃음)" 경기장 밖에서는 언제나 유쾌하지만, 축구에 관해서는 한없이 진지하다. 매경기 끝나고 본인의 경기 장면을 복귀하며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번 제주 동계훈련에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더 집중하기 위해 사비를 내서 헬스 회원권을 끊기도 했다. 운동 기구를 집에서 가져와 호텔방에서도 개인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그의 실질적인 첫 풀타임 시즌이다. 전경기 출전, 0점대 방어율, 수원FC의 승격 등 다양한 목표를 세웠다. 자신감이 넘친다. 그러면 언젠가 그가 선배로 모신 정성룡의 기본기, 권순태의 스피드, 김호준의 안정감을 모두 갖춘 골키퍼가 될 수 있을거라고 웃었다. "골키퍼는 정말 매력적인 포지션이다. 멋진 세이브를 할때마다 내가 팀을 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골키퍼가 자신의 천직이라고 했다. 하루에 버스가 한번만 다니는 시골에서 집까지 매일 차를 태워준다는 소리에 시작한 축구. 진짜 프로의 맛을 알게 된 이상기의 축구인생 2막이 시작됐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