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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라이카전 분석]'홍심' 잡은 새 얼굴은 누구?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1-26 12:12



홍명보호가 갑오년 첫 시험대에 섰다.

한국은 26일 미국 LA의 콜리세움경기장에서 북중미의 코스타리카와 새해 첫 번째 평가전을 치렀다. A매치 데이가 아니다. 두 팀 모두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 1.5군과 2군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코스타리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2위다. 한국(53위)보다 21계단이나 높다. 하지만 FIFA 랭킹은 숫자에 불과했다.

홍 감독은 "이기는 것보다는 2주간 훈련 뒤 과연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만약 평가전에서 패배한다면 본선을 앞두고 대표팀의 훈련 방식을 다시 점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세 차례 평가전에는 본선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을 투입하겠다. 평가전 상대에 맞춰 준비하기보다 우리 팀이 준비한 것을 시험하는 무대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1m96의 장신 주포 김신욱(26·울산)이 새해 첫 축포를 터트렸다. 한국은 코스타리카를 1대0으로 제압했다. 월드컵의 해인 2014년을 순조롭게 출발했다.

김신욱-이근호 조합

홍명보호의 기본 포메이션은 4-2-3-1 시스템이다. 원톱 바로 밑 2선에 3명이 포진, 공격을 지휘한다. 홍 감독은 투톱 카드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예상대로 최전방에 김신욱과 이근호가 섰다. 4-2-3-1과 4-4-2 시스템의 혼재였다.

공격의 축은 '빅&스몰'이었다. 김신욱과 이근호는 원톱과 투톱으로 번갈아 위치하며 상대 수비수들과 상대했다. 김신욱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원톱 부재의 홍명보호 공격에 활력소였다. 아스널에서 설 자리를 잃은 박주영(29)의 첫 번째 대안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고공 플레이 뿐 아니라 발기술과 동료와의 연계플레이도 돋보였다.

1m77인 이근호는 홍명보호에서 전천후 공격수로 뿌리내렸지만 코스타리카전에선 다소 둔탁했다.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한 플레이가 더 위력적이었다.


'홍심' 잡은 새 얼굴은 누구일까

브라질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친 홍명보호는 이날 첫 실전을 치렀다. 홍 감독은 브라질에서의 마지막 훈련 후 '합격점을 받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선수단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어 지목할 수 는 없지만 몇 명 있다"고 말한 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홍 감독은 이미 최종엔트리(23명)의 80%가 그려져 있다고 했다. 부상 등 변수가 없는 한 17~18명은 브라질호 승선이 확정됐다. 현 진용 중 80%의 커트라인 안에 있는 선수는 골키퍼 정성룡(29·수원) 김승규(24·울산) 이범영(25·부산)을 비롯해 김진수(22·니가타) 이 용(28·울산) 이명주(24·포항) 김신욱 이근호 등 8명 정도다. 그 외는 해외파다. 남은 자리는 5~6 자리다.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에 틈새가 있다. 홍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대비한 플랜B도 구상하고 있다. '홍심'을 잡아야 최선이 아닌 차선이 될 수 있다.

이날 좌우 날개에는 김민우(24·사간도스)와 고요한(26·FC서울)이 낙점받은 가운데 박종우(25·부산)와 이명주가 중원에 포진했다. 좌우 윙백에는 김진수와 이 용, 강민수(28·울산)와 김기희(25·전북)가 중앙수비에 섰다.

김진수와 이 용은 명불허전이었다. 불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둘은 경기 초반 공격에 물꼬를 틀었다.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선제골의 출발점은 이 용이었다. 이 용의 스루패스가 고요한에게 배달됐고, 고요한의 재치있는 왼발 패스가 김신욱에게 연결됐다. 김진수는 반박자 빠른 패스와 스피드를 앞세워 왼쪽 진영을 지배했다.

고요한은 김신욱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홍심'을 자극했다. 오랜만에 기회를 잡은 김민우도 제몫을 했다. 단 전반 35분 골키퍼와의 1대1 찬스를 놓친 것은 옥에 티였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박종우와 이명주의 공수 연계 플레이와 압박도 무난했다. 중앙수비는 코스타리카의 공격이 활발하지 않아 볼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큰 실수없이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전개했다.

골키퍼 주전 경쟁, 김승규 기선제압

골키퍼는 엔트리 경쟁을 넘어섰다. 월드컵 본선의 주전 경쟁이 시작됐다. 정성룡과 김승규가 다시 사선에 선다. 정성룡은 큰 물에서 논 경험이 풍부하다. 2007년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남아공월드컵을 거쳐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골문을 지켰다.

하지만 김승규가 무섭게 성장하며 정성룡을 위협하고 있다. 역전의 기운이 감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정성룡이 골키퍼 장갑을 낀 것은 7차례다. 하지만 9실점이 어두운 그림자다. 실점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넘버원 칭호에 금이 갔다. 반면 김승규는 3경기에 출전, 2실점했다. 순간 반사신경과 안정된 볼 처리 능력이 일품이라는 평가다.

코스타리카전에선 김승규가 선발로 낙점받았다. 코스타리카의 공격이 위력적이지 않아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한 번 결정되면 쉽사리 바뀌지 않는 포지션이 골키퍼다. 김승규가 첫 선발 출전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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