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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가 코스타리카를 제압하면서 2014년의 문을 활짝 열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코스타리카를 밀어붙였다. 전반 3분 이근호가 코스타리카 진영 오른쪽에서 오른발슛을 시도하면서 감각을 조율했다. 결국 경기시작 10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오버래핑한 이 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볼을 고요한이 페널티박스 오른쪽까지 쫓아가 왼발로 살짝 방향을 바꿨고, 문전 정면에 서 있던 김신욱이 오른발을 갖다대면서 골망을 갈랐다. 상대 수비 뒷공간에 벌어진 틈을 순간적으로 잘 공략했고, 골키퍼가 쫓아 나오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잃지 않은 집중력이 만들어 낸 작품이었다. 기세를 탄 한국은 계속 코스타리카를 밀어 붙였다. 전반 14분과 15분 이명주, 김신욱의 슛이 잇달아 코스타리카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35분에는 김민우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걸려 기회를 살리진 못했다.
1.5군 수준으로 팀을 꾸린 코스타리카는 전반 중반 이후부터 스피드를 살린 공격으로 활로를 개척해 갔다. 전반 막판에는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박종우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전반전을 1골차 리드로 마무리 했다.
후반 23분 위험천만한 장면이 연출됐다. 코스타리카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이 용이 볼을 잡고 있던 상황에서 크리스토퍼 메네세스가 두 발을 뻗는 태클을 했다. 이 용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메네세는 즉각 퇴장 처분을 받았다. 고통을 호소하던 이 용이 곧 일어나면서 홍 감독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이후에도 한국은 박종우의 프리킥, 이근호의 침투 등으로 공세를 유지했다. 홍 감독은 후반 30분이 지나면서 고요한과 김신욱 등을 빼고 김태환(25·성남) 이승기(26·전북)를 투입하면서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코스타리카는 후반 39분 카스티요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전의를 상실했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코스타리카를 몰아 붙였지만, 추가골을 얻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