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월드컵대표팀 감독의 승부수에 기다림이 필요했다.
브라질 전지훈련기간 중인 17일에도 박지성이 언급됐다. 복귀가 아닌 의사를 듣는다는 입장은 그대로였다. 단, 3월 평가전에서 복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가능성은 여러가지다"라고 대답했다.
홍 감독의 사전에는 '허투루'가 없다. 이쯤되자 시선은 또 엇갈렸다. 박지성과 사전교감이 있지 않았을까하는 의문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전교감은 없었다. 박지성측은 늘 일관된 반응이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박지성은 단 한 차례도 은퇴 번복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는 복귀 가능성을 묻는 여러차례의 질문에 "지성이의 생각이 완강한 것이 아니다. 기존 대표팀 은퇴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홍 감독은 직접 박지성의 의견을 들어볼 것이다. 하지만 자선경기 일정이 재조정되지 않는 한 돌아올 대답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대표팀 복귀는 없다는 방향이다. 실제로 박지성은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태지 않은 자신이 후배들의 길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럼 홍 감독이 박지성의 얘기를 꺼낸 이유는 뭘까. 수면 아래에서 충분히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는 공개를 선택했다. 이유는 있었다. 축구 원로들의 조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은 최근 한국에서 연말 휴가를 보냈다. 몇몇 원로가 박지성과 함께 식사를 했고, 브라질월드컵 복귀 바람을 피력했다. 박지성으로선 난감한 문제지만, 어른들의 당부라 그 자리에서 그냥 웃어 넘겼다. 그러나 웃음은 또 다른 오해를 낳은 것으로 관측된다.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원로들이 홍 감독에게 박지성의 입장을 전하면서 필요성을 제기했다. 홍 감독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였다. 그래서 직접 확인하겠다며 공론화 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역인 박지성의 의사를 물어보는 것도 필요한 절차라고 판단했다. 당연한 과정으로 보인다.
한편, 22일 2차 전지훈련캠프인 미국 LA에 입성한 홍 감독은 "박지성의 자선경기에 대한 얘기는 처음 듣는다. 일단 기본적으로 박지성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