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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전경기 출전' 이청용, 골이 필요하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1-14 16:39 | 최종수정 2014-01-15 07:53


1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A대표팀과 스위스의 평가전이 열렸다. 후반 한국 이청용이 역전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1.15.

열흘 전 블랙풀과의 FA컵 64강전(2대1 승)이었다.

2013~2014시즌 첫 축포를 터트리는 가 했다. 모리츠의 코너킥을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코너킥한 볼이 엔드라인 밖으로 나갔다가 안쪽으로 들어왔다는 주심의 판정에 땅을 쳤다.

올시즌 득점은 여전히 '0'의 행진 중이다. 이청용(26·볼턴)이 지독한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부상후유증에서 탈출, 부활했다. 정규리그와 FA컵, 컵대회에서 44경기(36경기 선발, 8경기 교체)에 출전, 5골-7도움을 기록했다. A급 클래스를 입증했다. 아쉬움은 단 하나였다.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이 좌절됐다.

이청용은 2013~2014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재시동을 걸었다. EPL 승격에 다시 도전 중이다. 이름값은 여전하다. 그는 정규리그 전 경기(25경기·20경기 선발-5경기 교체)에 출전했다. 볼턴 선수 중 유일하다. 공격의 윤활유다.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창조적인 플레이는 기본이다. 화려한 발재간을 앞세운 개인기와 스피드, 반박자 빠른 패스는 치명적인 매력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부족한 점이 바로 결정력이다. 이청용은 전문 골잡이가 아니다. 골보다 어시스트를 즐긴다. 그렇다고 해도 필요할 때 한 방을 터트려줘야 한다. 이청용이 골이 없는 것은 볼턴으로서도 재앙이다.

어느덧 해가 바뀌었다. 볼턴은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현재 18위(승점 28·6승10무9패)에 머물러 있다. EPL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 브라이턴(승점 39·10승9무6패)과의 승점 차는 11점으로 벌어졌다. 그는 입버릇처럼 "가장 이상적인 것은 팀과 함께 EPL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EPL 승격은 또 물건너갈 수 있다.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다. 공격 흐름을 주도하며 종종 찬스를 잡는다. 그러나 웬만해선 골 욕심을 내지 않는다.

이청용은 지난해 11월 15일 홍명보호에서 전매특허인 '반지 키스 세리머니'를 펼쳤다. 강호 스위스와의 평가전(2대1 승)에서 후반 41분 헤딩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A매치에서 골 맛을 본 것은 2010년 6월 26일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6강전(1대2 패) 이후 1242일 만이다. '소녀슛'이라는 오명을 벗는 듯 했다. '소녀슛'은 힘없는 슈팅이 반복되는 바람에 붙여진 별명이다. 이청용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상승세를 소속팀에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골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이청용과 볼턴의 계약기간은 2015년 여름까지다. 볼턴은 이청용을 '필수 전력'으로 분류해 놓고 있지만 영입을 원할 경우 이적료로 최소 700만파운드(약 119억원)를 지불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적지 않은 이적료라 A급 구단이 아니면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만약 올시즌에도 챔피언십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이청용은 브라질월드컵 후 새 삶을 설계해야 한다. 골결정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래야 자신의 가치가 배가 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해결사 역할을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 문전에서 좀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해야된다. 이청용은 물론, 볼턴, 홍명보호도 살 수 있다. 골이 필요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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