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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리의 눈물, 발롱도르 선정 논란에 불지피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1-14 15:28 | 최종수정 2014-01-15 07:53



펠레의 입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의 얼굴은 굳었다. 선수 개인에게 최고의 영예인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탈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기회였기 때문이다.

리베리는 이번 발롱도르 수상을 장담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거실에 아내가 이미 발롱도르를 놓을 자리를 마련해뒀다. 수상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아내는 기대가 크다. 바이에른 뮌헨의 동료들 모두 내가 수상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최고의 성공은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게 아니라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2013년 바이에른 뮌헨보다 나은 팀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시상식 직전 인터뷰에서는 "내 자신이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다"며 "나말고 누가 발롱도르를 탈지 이해할 수 없다. 내가 두 명의 위대한 선수를 상대한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나는 2013년 모든 것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리베리의 말대로다. 2013년 리베리보다 더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는 없었다. 리베리는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독일 분데스리가, DFB 포칼, 유럽챔피언스리그까지 독일 클럽으로는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첼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FIFA 클럽월드컵까지 거머쥐었다. 개인 기록도 훌륭했다. 리베리는 55경기에서 23골-25도움으로 올렸다. 스타들이 즐비한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리베리는 대체불가능한 최고의 선수였다. 호날두와 메시에 비해 득점이 떨어졌을 뿐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은 밀리지 않았다. 투표권을 갖고 있는 홍명보 감독과 주장 이청용(볼턴)도 리베리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호날두(27.99%)였다. 리베리(23.36%)는 메시(24.72%)에게도 밀린 3위를 기록했다. 리베리가 수상에 실패하며 발롱도르 선정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상식 후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은 "리베리 수상 실패에 실망했다. 발롱도르의 50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선수의 이름값보다 결과를 중시해왔다. 발롱도르가 변질됐다"고 비난했다. 지난 시즌 트레블 후 은퇴를 선언한 유프 하인켄스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도 "리베리는 발롱도르를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뮌헨 트레블에 가장 핵심적인 선수였다"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리베리 역시 시상식을 앞두고 "한때 발롱도르는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의 차지였다. 요즘은 호날두와 메시 사이의 인기 투표가 된 것 같다"고 한 바 있다.

물론 호날두는 위대한 시즌을 보냈다. 호날두는 2013년 한 해 동안 레알 마드리드와 포르투갈 대표팀 소속으로 59경기 동안 69골-15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축구에서 성공이 개인 기록인지, 아니면 팀의 우승인지, 이번 리베리의 수상실패로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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