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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동안 계속 불러주는 사람이 있었으니, 저는 행운아였던거죠."
김 코치는 다음달 6일 네덜란드로 코치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지인의 도움으로 PSV에인트호벤과 아약스 등에서 공부를 할 생각이다. 자유의 몸이 된 김 코치에게 많은 러브콜이 쏟아졌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쪽에서 전문 골키퍼 코치 육성을 맡아달라는 제안도 받았다. 그러나 이번이 아니면 공부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네덜란드행을 결심했다. 김 코치는 "사실 지난 남아공월드컵 후 유학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조광래 감독님이 다시 한번 대표팀서 일하자고 제안하시더라. 그 다음에 쉴려고 했더니 인천으로 오라는 허정무 감독님의 러브콜을 거절하지 못했다. 협회의 제안도 좋았지만, 이번이 아니면 더이상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가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 김 코치는 은퇴를 전후해서 독일 연수를 다녀왔다. 이렇다할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김 코치에게 독일 연수는 신세계였다. 그는 "새롭게 눈을 떴다. 이런 식으로 배운 적이 없었다. 그때 워낙 열심히 해서 얼굴이 반쪽이 됐다. 유학 중이던 최강희 감독님이 '너 얼굴이 왜 그렇게 됐냐?'고 했을 정도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연수 후 제대로 된 골키퍼를 양성하자는 생각에 골키퍼 축구교실을 열기도 했다. 그의 열정 속에 골키퍼 난에 시달리던 한국축구는 걸출한 골키퍼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