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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난 5일 무릎 수술차 입국해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충분히 똑똑하고 좋은 경험이 많으며 러시아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내가 조언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캡틴'의 자리를 부여했던 홍 감독에 대한 신뢰, 현 A대표팀 사령탑으로 팀을 이끌어 나아가는 부분에 대한 존중을 품고 있었다.
제자를 아끼는 마음은 가슴 속에 숨겨두고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이 수술 뒤 홍 감독의 문병 소식을 듣고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선물은 그간 홍 감독이 걸어온 길에 대한 조언이다. 히딩크 감독은 9일 서울제이에스병원에서 홍 감독과 만났다. 히딩크 감독의 무릎 수술 문병 차 홍 감독이 병실을 방문했다. 히딩크 감독은 홍 감독과 사제의 정을 나눔과 동시에 지난 9월과 11월 각각 치른 스위스(2대1승), 러시아(1대2패)전 비디오를 함께 보며 장시간 담소했다. 당초 30분 정도로 예정됐던 둘의 만남은 1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마무리 됐다.
한편, 홍 감독은 이날 먼저 미국으로 출국해 본선 구상에 돌입한다. A대표팀 선수단은 13일 인천국제공항에 소집되어 곧바로 1차 전지훈련지인 브라질로 출국한다. 이번 전지훈련에는 최근 네덜란드에서 영입한 톤 두 하티니어르 코치도 함께 호흡을 맞춘다. 홍 감독은 "어제 전체 코칭스태프와 논의를 통해 본선 로드맵을 잡았다"며 "중요한 것은 팀 구성원 모두 한마음이 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이다. 모두가 동의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지훈련에선 본선을 염두에 둔 시뮬레이션을 실시할 생각이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지만, 도움이 되는 부분을 찾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