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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 정대세, '2014년 넘버원'은 나의 것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1-08 08:00


정대세가 7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수원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정대세가 인터뷰 중 환하게 웃고 있다. 화성=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인민루니' 정대세(수원)가 한국에 온 지도 1년이 됐다. 2013년 2월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 정대세는 북한 A대표팀 스트라이커라는 독특한 이력 때문에 큰 관심을 받았다. 시즌 중간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정대세는 2013년 K-리그 23경기 출전에 10골-2도움을 올렸다. 연착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2014년 시즌을 바라보고 있는 정대세를 7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정대세의 2013년, 그리고 그의 인생을 '키워드'로 정리했다.


정대세는 가족이 큰 힘이라고 했다. 정대세는 12월 14일 국내 항공사 승무원과 결혼식을 올렸다. 사진제공=웨딩힐
'남편' 정대세의 '가족' 사랑

정대세는 지난해 12월 결혼했다. 남편이 되면서 가족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삼남매의 막내에서 한 가정을 책임지게 됐다. 좋은 점은 많다. 독일에서 뛸 때는 외로움이 컸다.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에 와서도 외로움이 가시지 않았다.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여전히 낯선 곳이었다. 그러던 중 아내를 만났다. 많은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도 심리적 안정감이 가장 크다.

책임감도 느낀다. 정대세는 "아직은 남편 정대세로서 낙제점은 아니다. 집에 돈을 벌어다준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은퇴 뒤를 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부담감을 일부러 가질 생각은 없다. 일본 야구선수 이치로 스즈키의 말을 가슴 속에 담았다. 정대세는 "가족을 위해 살면 어려움이 많다고 하더라. 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달라진다는 말을 들었다. 가족을 위해 부담감을 느끼며 사는 것이 아니다. 가족을 생각하며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정대세는 끼도 많다 패션 감각과 별난 취미로 유명하다. 수원삼성 정대세 인터뷰
한남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5.20/
'눈물' 많은 울보 정대세는 '팔방 미인'

정대세는 눈물이 많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G조 브라질과의 경기를 앞두고 펑펑 울었다. 정대세의 눈물은 전세계 안방에 큰 감동을 주었다. 정대세는 "세계최강 브라질과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만나 너무 감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대세의 눈물은 2013년에도 이어졌다. 4월 6일 대구와의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경기에서 한국 무대 첫 골을 넣었다. 2011년 12월 17일 이후 478일만의 골이었다. 정대세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엎드린채 오열했다. 그 때를 회상한 정대세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움이 컸다는 이야기다. 앞으로도 기쁨의 눈물은 계속 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팔방미인이기도 하다. 정대세는 우리말과 일본어, 영어, 독일어, 포르투갈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어린 시절 외국인과 영어로 말하는 사람을 보고 멋있다고 느낀 것이 외국어 공부의 시작이었다. 이번에 도전하는 언어는 '프랑스어'다. 이유를 물어보니 "프랑스의 수도 파리를 너무 좋아한다. 낭만적인 곳에서 아내의 손은 잡고 프랑스어를 쓰며 걸어다니고 싶다"고 했다.


유명한 DJ이기도 하다. 특히 경기 전 라커룸 분위기 띄우기 전문이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만사 OK다. 선곡은 주로 모든 선수들이 즐기는 K-팝 댄스곡이다. 물론 남자들만 득실한 락커룸의 특성상 걸그룹의 노래만 선택한다.


올시즌 세 번째 슈퍼매치가 펼쳐졌다. 한글날인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서울의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경기에서 수원 정대세가 후반 팀의 두번째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수원과 서울은 역대전적에선 수원이 우세하나 올시즌은 서울이 지난 8월 3일, 수원전 9경기 연속 무승(2무7패)의 치욕에서 탈출하는 등 시즌 전적에선 서울이 1승 1무로 앞서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0.09/
'14번'달고 2014년에는 '넘버 원' 되겠다

정대세는 넘버원과 인연이 없다. 2006년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입단해 2010년 여름까지 뛰었다. 4시즌 반동안 리그 준우승만 3번 했다. 2007년과 2009년에는 나비스코컵 준우승에 그쳤다. 2010년 독일 무대로 옮겼다. 보훔과 FC쾰른에서 뛰었지만 여전히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수원에 왔지만 역시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때문에 올해만큼은 우승해 넘버원이 되고 싶다.

넘버원 등극의 가장 큰 무기는 '골에 대한 남다른 의욕'이다. 정대세는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하는 존재다. 언제나 골에 대한 의욕을 안고 살아야 한다. 2013년 10월 9일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뽑아낸 터닝슛도 의욕이 남달랐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올해 2014년은 느낌도 좋다. 때마침 자신의 등번호도 14번이다. 정대세는 "14번을 달고 2014년을 나선다. 올해는 꼭 나의 시즌으로 만들고 싶다. 더 좋은 경기력으로 나도, 팀도 모두 '넘버원'이 되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화성=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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