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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던 겨울이적시장의 둑이 터졌다.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그룹B에서 방황한 전남도 모처럼 돈보따리를 풀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동안 젊은피가 대세였다. 그러나 경험부족으로 고비마다 한계를 드러냈다. 중량감있는 선수들이 가세하며 튼튼해 졌다. 검증된 공격수 스테보와 크로아티아 출신의 크리즈만이 둥지를 틀었다. 여기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35세의 현영민이 수혈됐다. 신-구 조화가 빛을 발한다면 6강에 포진할 수 있는 전력이다.
반면 전북을 제외한 전통의 강호들은 숨을 죽이고 있다. FC서울은 출혈이 크다. 데얀, 하대성이 중국 리그로 떠났고, 아디에게는 코치직을 제의했다. 몰리나도 새로운 팀을 물색하고 있다. 아디의 빈자리는 스페인 출신으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서 활약한 수비수 오스마르 이바네즈가 채운다. 데얀가 포진한 최전방에는 브라질 피게이렌세의 하파엘 코스타의 이적이 유력하다. 반면 하대성의 공백을 메울 중앙 미드필더의 영입은 더디다. 몰리나의 거취가 확정되면 숨통이 트이지만 해답을 못찾을 경우에는 '부실의 덫'에 빠질 수도 있다. 국내 선수의 영입도 지지부진하다.
수원은 내부 개혁이 한창이다. 거품을 걷어낸다는 것이 기본 철학이다. 외국인 선수의 영입 계획은 갖고 있지만 국내 선수들은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수비수 곽희주는 팀을 떠나 있고, 이용래와 박현범도 경찰축구단에 입대했다.
울산은 골키퍼 김영광을 이적시킬 계획이다. 전북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는 호베르또를 정리했다. 대체 선수는 뽑지 않을 방침이다. 제주는 전북 출신의 외국인 선수 드로겟과 수원FC의 알렉스를 영입했다. 대구의 황일수, 대전의 허범산도 가세했다. 부산과 경남은 외국인 선수의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김남일 한교원 등이 떠난 인천은 더 이상 출혈은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전력 보강에 웃고, 울고 있다. 전북이 멀리 달아난 가운데 그 외 팀들의 격차는 줄었다. 물론 진용과 순위는 비례하지 않는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가진 자'든, '못 가진 자'든 팀을 어떻게 조련하는지가 가장 큰 과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