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스 히딩크 전 A대표팀 감독(68)과 홍명보 현 감독(45). 4강 신화를 달성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사제의 연'을 맺었다. 인연의 끈은 질기다. 12년이 흘러 A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은 '은사'에게 빚을 졌다. 히딩크 감독이 2012년 2월부터 지휘하던 러시아 안지에서 6개월간 축구 유학을 했다.
'히딩크 사단'이 새해 처음으로 뭉친다. 홍 감독은 9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서울제이에스병원을 찾아 고질인 오른무릎 퇴행성 관절염 수술을 받은 히딩크 감독을 문병한다. 둘의 만남은 3개월여 만에 다시 성사됐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10월 브라질전 때 경기장을 찾아 홍 감독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지난달 7일 조추첨이 끝났다. 홍명보호는 벨기에(FIFA랭킹 11위), 러시아(22위), 알제리(26위)와 한 조에 포함됐다. 최상의 조추첨이라는 평가 속에 히딩크 감독은 홍 감독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긴장감 고취였다. 히딩크 감독은 5일 인천공항 입국 당시 "러시아는 쉽지 않은 상대다. 유럽챔피언스리그 등 큰 무대에서 활약한 경험 많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러시아도 월드컵 등 국제무대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간을 내주지 않는다면 러시아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물론 한국은 승리를 목표로 하되 최소한 비기려고 해야 한다. 첫 경기에서 지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일단 그렇게 될 경우 16강 진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홍 감독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히딩크 감독은 "홍 감독은 충분히 똑똑하고 경험이 많으며 러시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특별히 내가 조언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홍 감독은 히딩크 감독의 마지막 고견을 듣고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전망이다.
한편, 7일 A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서울제이에스병원 대표원장)의 집도 하에 이뤄진 히딩크 감독의 무릎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