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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부진 이유, 퍼거슨 후유증? 모예스 한계?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1-07 08:08


모예스 감독

분명 어려움은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알렉스 퍼거슨 은퇴 이후 맨유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6일 새벽 스완지시티와의 FA컵 64강전 홈경기에서 1대2로 지면서 탈락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승점 34로 7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인 아스널(승점45)과는 승점 11점차,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이 가능한 4위 리버풀과도 승점 5점차다.

언제나 선두권에 있던 맨유가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진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도 퍼거슨 감독의 장기 집권 체제가 무너진 뒤 찾아온 후유증이 크다. 퍼거슨 감독은 1986년 맨유에 부임했다. 27년간 맨유를 이끌며 13번의 EPL 우승, 2번의 UCL우승, 5번의 FA컵 우승을 일구었다. 손에 거머쥔 트로피만 무려 38개다. 퍼거슨 감독이 있던 27년간 맨유는 퍼거슨화됐다. 퍼거슨 감독은 팀의 컨트롤 타워였다. 모든 결정이 퍼거슨 감독을 거쳐야만 이루어졌다. 맨유를 손에 넣은 글레이저 가문조차도 퍼거슨 감독의 눈치를 볼 정도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의 갑작스러운 은퇴는 충격이 컸다. 컨트롤 타워를 잃자 선수들도 흔들리고 있다. 맨유에서 퍼거슨의 색을 빼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모예스 감독은 맨유로 오기 전 에버턴을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이끌었다. 에버턴에서는 좋은 지도력을 선보였다. 빠듯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하지만 이런 지도력은 중위권팀에만 맞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모예스 감독은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데려와 스타로 길러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반면 이미 완성된 스타 선수들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 실제로 맨유의 수장으로서는 카리스마나 리더십이 떨어진다. 실제로 모예스 감독 부임 후 에이스인 웨인 루니와 불화설이 돌았다. 루니가 에버턴에서 뛰던 시절 악연이 빌미였다. 우여곡절 끝에 루니가 잔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모예스 감독의 리더십은 아쉬움이 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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