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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는 30년을 의미한다.
K-리그는 지난해 출범 30주년을 맞았다. 2014년 새로운 세대가 시작됐다. 토양은 또 달라졌다. 올해 K-리그 클래식(1부)은 지난해 14개팀에서 12개팀으로 운영된다. 반면 챌린지(2부)는 8개팀에서 10개팀으로 늘어난다. 예측불허의 승부 세계는 올해도 계속된다.
모두가 변해야 한다. 올해는 K-리그가 재도약을 위해 탈출구를 마련해야 한다. 첫 번째 과제가 정치와의 이별이다. 축구와 정치는 절대 가까이 해선 안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정관에는 축구는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야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한국은 예외다. 지난 연말 성남이 시민구단으로 재창단됐다. 그러나 온통 정치 냄새가 진동했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얽혀 순수성은 희석됐다. 만약 성남이 올해 시민구단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경우 정치적인 판단을 내린 자들에게 분명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6월에 있을 지방선거도 걱정이다. 시도민구단의 경우 지방 권력에 따라 춤을 춘다. 권력이 교체되는 순간 시도민구단도 그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당연한 수순이라고 하지만 슬픈 한국 축구의 자화상이다. 축구는 없고, 온통 정치가 판을 친다. 인적 재편으로 연속성은 추락한다.
축구판에서 정치를 근절하기 위해선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다.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축구는 권력이 아닌 산업이다. 성장해야 더 나은 미래를 열 수 있다. 그나마 아랫물은 희망이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스포츠 행정 발전에 기여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처음으로 '축구 산업 아카데미(Football Industry Academy)'를 개설했다. 1기생은 30명 선발에 총 958명이 지원, 30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 이들은 수료와 함께 현장에 투입돼 새로운 꿈을 펼칠 예정이다.
K-리그가 위기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많지 않다. 윗물이 변해야 한다. 축구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전문성 극대화가 정치와의 연을 끊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도약이냐, 퇴보냐. 2014년 한국 프로축구가 기로에 서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