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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11명이 함께 뛰는 스포츠다.
공격과 수비 어느 누구할 것 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궁합이 잘 맞는 선수들이 있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울산 현대에는 김신욱과 한상운이 있다. 김신욱과 한상운은 16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경기에서 2골-1도움을 합작하며 팀의 4대0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이날 경기의 승부를 가른 선제골은 김신욱-한상운 콤비의 전형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전반 24분 한상운의 프리킥을 김신욱이 머리로 연결했다. 한상운의 패스를 받아 김신욱이 골을 기록한 것만 벌써 5번째다. 올시즌 김신욱-한상운 콤비의 활약은 클래식의 대표적 콤비인 FC서울의 '데몰리션(데얀+몰리나)'을 뛰어넘었다.
한상운은 올시즌을 앞두고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성남과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부진을 반복하던 한상운은 울산에서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김호곤 감독은 동계훈련을 착실히 소화한 한상운에게 신뢰를 보냈다. 한상운은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맡으며 울산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한상운은 부산 시절 스트라이커로 활약했지만, 공격을 전개하는데도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득점력과 패싱력을 겸비한 한상운이 영입되며 김신욱은 득점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한상운의 날카로운 킥은 어김없이 김신욱의 머리를 향했다. 한상운의 왼발은 클래식 최고 수준이다. 김신욱은 1m96의 큰 키에 리그 최강의 헤딩력을 자랑한다. 두 선수의 서로 다른 장점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 김신욱-한상운 콤비가 만든 5골 모두 세트피스 아니면 크로스에 의한 득점이었다.
김신욱과 한상운은 콤비 플레이에 대해 "우리는 스타일이 달라서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김신욱은 "한상운의 킥력, 패싱력, 축구센스는 같이 축구한 사람 중에 최고다. 집중해서 움직이면 나한테 좋은 패스가 들어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한상운은 "김신욱과는 달라서 더 잘 맞는다. 같은 스타일의 선수라면 단조로웠을 것"이라며 "신욱이의 큰 키가 위협적이고 상대 수비가 많이 견제하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빠져들어가기 편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확실한 골루트는 강팀의 조건 중 하나다. 김신욱-한상운이라는 '영혼의 짝'을 보유한 울산의 선두질주는 한동안 계속될것 같다.
울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