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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의 '주장' 오승범(31)이 세월을 거스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제주의 중원은 K-리그 최고 수준이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박현범(수원), 송진형, 윤빛가람, 권순형 등 쟁쟁한 미드필더들이 제주의 중원을 지켰다. 스타 선수들 사이에서도 오승범은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이다.
올 시즌 제주발 돌풍의 중심에도 오승범이 서있다. 정규리그 전 경기(12경기)에 출전해 제주의 리그 최소 실점 1위(9실점)에 기여하고 있으며 주장 완장을 차고 팀내 가교 역할까지 훌륭히 소화하고 있다. 그 활약을 인정받아 골키퍼 박준혁과 함께 제주가 선정한 3월 MVP에 뽑혔을 정도로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안겨주고 있다.
오승범은 "처음에는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어야 하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책임감이 앞선다. 지금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최종 목표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선수단과 함께 온 힘을 다하겠다. 나에게 믿음을 주는 동료들과 코칭 스태프, 제주팬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오승범의 롤 모델은 김기동이다. 김기동은 1991년 포항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21년간 K-리그 501경기에 출전해 39골-40도움을 기록한 '레전드'다. 오승범은 "프로에 오래 있으면서 부상 없이 꾸준하게 뛴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앞으로 김기동 선배님처럼 400경기, 5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오승범은 현재 315경기에 출전해 10골-14도움을 올리고 있다.
언제나 꿈을 쫓는 그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