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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경기 연속 무승의 늪은 K-리그에 둥지를 튼 차두리(33·서울)에게도 시련이었다.
프로 12년차인 그는 유럽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1부와 2부리그를 넘나들었다. K-리그의 첫 승은 멀고도 험난했다. "경기 전에 기분이 다운돼 있었다.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걱정도 많이 했다. 정신적으로 '프레시'하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 선수들이 너무너무 열심히 잘해줬다. 축구는 단체스포츠다. 1명이 좋지 않더라도 10명이 도와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스포츠다. 동료에게 고맙다. FC서울은 정말 좋은 팀이다." 웃었다. 그리고 그는 "서울로 오면서 한 가지 걱정이 모든 포커스가 한 사람에게 맞춰지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팀이다 보니까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 걱정했다. 차두리 데이로 선정했지만 나 또한 팀의 한 일원이고, 혼자 튀고 싶지도 않다"며 "팀을 도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기꺼이 다 도와주고 싶다. 경기를 잘하고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 경기도 중요하지만 팀이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난 스타가 아니다. FC서울의 한 사람이다. 그렇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첫 승, 그는 중심을 잃지 않았다. '반전이 된 것 같냐'고 묻자 "선수들이 만들어가야 된다. 승리가 반전이 되는 것이 아니다. 승리를 함으로 분위기는 좋아질 수 있지만 새로운 싸움이 시작된다. 0-0에서 새로운 상대와 또 경기를 시작해야 한다. 정신력이 한결같지 않으면 오늘 승리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오늘 경기에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자신감 뿐이다. 그 나머지는 모두 버려야 한다. 다음 경기에서도 정신력과 절실함을 똑같이 가져가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차두리를 '해피 바이러스'라고 했다. "팀에 해피 바이러스를 짧은 시간에 감염시켰다. 선수들에게 항상 자신감과 믿음을 주며 내부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 그가 뛴 경기에서 1무1패여서 본인도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관성있게 유지했고, 대구전에서 좋은 크로스로 선물을 줬다. 한결 가벼운 발걸음이 됐다." '서울의 봄'이 오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