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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상승세 비결 '봉길 매직+신-구 조화'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4-15 08:21



팀의 주축 선수인 정인환(27) 정 혁(27) 이규로(25·이상 전북)의 이적으로 인천의 2013년 전망은 어두웠다. 안재준(27) 김창훈(26) 등 대체 선수들이 영입됐지만 이름값에서 의문부호가 달렸다.

뚜껑이 열렸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비상이 눈에 띈다. 인천은 13일 열린 K-리그 클래식 6라운드에서 대구를 3대1로 제압하며 승점 10점 고지를 돌파했다. 지난해 6월 17일 광주전(0대0 무)인 16라운드에서 승점 10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무척 빠른 페이스다. 무려 10경기나 앞당겨 두자릿수 승점을 돌파했다. 인천은 6라운드까지 마친 현재(14일), 승점 11(3승2무1패·골득실차 4)로 4위에 랭크됐다. 시·도민 구단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시즌 초반 자주 볼 수 있는 시·도민구단의 돌풍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개막전에서는 경남과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을 3대2로 제압하며 2004년 10월 이후 9년 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승전가를 불렀다. 이어 성남을 3대1로 완파했고, 무패행진을 달리던 '토종군단' 포항과는 1대1로 비겼다. 대구전에서는 다시 3골을 몰아 넣으며 승점 11점 고지를 점령했다. 운이 아닌 실력로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인천 상승세의 중심에는 지난해 K-리그를 강타한 '봉길 매직'이 있다. 인천은 지난 시즌 최하위를 전전하다 19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세우면서 승승장구했다. 인천의 상승세를 이끈 김봉길 감독의 이름을 붙인 '봉길 매직'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K-리그를 강타했다. 올해도 마법같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봉길 매직'의 주인공인 김 감독은 인천의 상승세를 '믿음'과 '신-구 조화'에서 찾고 있다. 그는 "시즌 개막전에 선수들이 많이 이적하면서 동요가 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천은 지난 시즌부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간에 두터운 신뢰 관계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화려한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는 축구보다 조직력을 앞세운 결과, 지난 시즌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단에 생겼다. 동계 전지훈련에서 김 감독이 가장 강조했던 것도 바로 '조직력' '팀워크'였다. 시즌 초반 그 힘이 그라운드에서 발휘되고 있다.

인천 상승세의 또 다른 비결은 김남일(36) 설기현(34)으로부터 나오는 '베테랑 리더십'이다. 김 감독은 "김남일이 주장을 맡은 뒤 팀이 더 견고해졌다. 선수단이 주장에게 보내는 신뢰가 대단하다. 김남일과 설기현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말대신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준다. 선수들이 따라올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천수(32)가 합류하며 주전 경쟁에 불을 지핀 것도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데 크게 기여했다. 김남일과 설기현을 '롤 모델'로 삼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자연스럽게 이들을 중심으로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치고 있다. 올시즌 3골을 넣으며 인천 '신(新)세력'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이석현(23) "남일이형이 내 롤모델이다. 한 팀에 있다보니 남일이 형이 왜 리더인줄 알겠다. 말 없이도 어린 선수들을 끄는 힘이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의 의견과 일맥상통한다. 김 감독은 "베테랑이 끌어주고 신인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주는 '신-구의 조화'가 인천 상승세의 비결 같다"고 했다.

올시즌 창단 10주년을 맞아 상위그룹(1~7위)내 진입과 시민 구단 최초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표로 삼은 인천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차분하게 시즌을 보내겠다는 생각 뿐이다. 그는 "이제 시즌 초반이다. 출발이 나쁘지 않은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겠지만 일단 홈에서 첫 승을 거두는게 눈 앞의 목표"라고 했다. 인천은 16일 안방에서 전남을 상대로 K-리그 클래식 7라운드를 치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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