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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간의 대장정도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8월 개막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이 32라운드를 소화했다. 남은 6경를 통해 우승팀과 강등팀이 결정된다. 하지만 우승과 강등을 모두 벗어난 중위권 팀들에는 동기부여가 적다. 기성용(24)이 활약중인 스완지시티가 특히 그렇다. 리그컵 우승을 차지하며 유로파리그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리그 순위에는 큰 의미가 없다. 지난해 8월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기성용도 이제는 주전 경쟁을 크게 걱정할 단계는 지났다. 첫 시즌에 당당히 주전자리를 꿰 중원 사령관으로 우뚝 섰다. EPL에서도 손꼽히는 정확한 패싱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에 힘이 떨어져 보인다. 특별한 동기 부여가 없다. 최근 4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스완지시티와 함께 기성용도 갈 곳을 잃은 듯 하다.
스완지시티, 승점 50점을 향해 달려라
이쯤에서 미카엘 라우드럽 스완지시티 감독이 시즌 전 밝혔던 목표를 다시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유로파리그 진출과 승점 50점이다. EPL에 처음으로 승격했던 지난 시즌의 성적을 넘어서자는 의지였다. 지난시즌 스완지시티는 승점 47로 11위를 차지했다. 올시즌 스완지시티는 32라운드까지 승점 41점을 차지했다. 잔여 경기는 6경기. 그 중에 사우스햄턴전을 제외하면 모두 가시밭길이다. 첼시, 맨시티, 맨유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스완지시티가 다시 승점 50점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잔여 6경기에 임한다면 이루지 못할 목표다 아니다. 50%의 승률이면 시즌 전에 세웠던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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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의 올시즌 활약은 80점 이상을 줄만하다. 이적 첫 해만에 EPL을 대표하는 중원 사령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평균 90% 이상되는 패스의 정확도는 유럽 5대리그에서 3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 올시즌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에 주력하지만 공격 가담도 눈에 띈다. 날카롭게 찔러주는 스루 패스, 좌우 측면으로 공간을 벌려주는 롱패스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이를 통해 올시즌 4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셀틱 시절 축구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던 중거리 슈팅과 득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팀의 전담 키커 자리를 데 구즈만이 차지하고 있어 득점력이 줄어든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전매특허인 중거리 슈팅을 너무 아끼는 듯한 모습이다. 팀이 수세에 몰리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것이 중거리 슈팅이다. 충분히 욕심낼 필요가 있다. 기성용에게도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EPL 마수걸이 골이다. 이왕이면 시원한 중거리 슈팅이었으면 좋겠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