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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 이천수(32·인천)가 마침내 K-리그 클래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전 만난 김봉길 감독은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이천수의 몸상태가 정확히 100%는 아니다. 본인의 노력도 있었고,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 생갭다 빠르게 몸상태를 올렸다"며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투입하고 싶다. 긴박한 상황에서 경기에 나서면 본인도 부담이 있을 것이다. 최대한 편안한 상황에서 이천수를 넣어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경기는 김 감독의 바람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인천은 전반전 부진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43분 이웅희에 선제골까지 허용했다. 그러나 관중들의 눈과 귀는 이천수를 향해 있었다. 전반 몸을 풀기위해 이천수가 움직이자 많은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인천은 후반 3분 안재준의 동점골을 터뜨린 후 곧바로 4분 뒤 다시 주앙파올로에 역전골을 허용했다. 후반 승부수를 띄우겠다던 김 감독은 마침내 후반 7분 이천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등번호 10번의 이천수가 투입되자 우뢰와 같은 함성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뒤덮었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분명 성공적인 복귀전이었다. 1년을 넘게 쉰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2~3경기 정도 후에는 예전의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천수가 볼을 잡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하는 기대감은 여전했다. 분명 그의 스피드와 기술은 예전만 못했지만 이천수는 이천수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팬들은 열광했고,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주목했다. 이천수는 그렇게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인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