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이적하는 아시아계 선수들을 두고 '유니폼 판매원'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었다. 실력은 그저 그렇지만, 구매력이 높은 아시아인들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도구에 불과하다는 비뚤어진 시선이었다.
가가와 신지(23·맨유)는 이런 관점에서 보면 'EPL에서 가장 성공한 유니폼 판매원'이 될 듯 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가 9일(한국시각) 영국 대형 인터넷쇼핑몰 킷백(Kitbag)과 함께 조사한 EPL 선수들의 유니폼 판매 통계에서 가가와는 5.8%의 점유율로 전체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리버풀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3.6%)와 에뎅 아자르(첼시·3.1%), 페르난도 토레스(첼시·2.5%),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시티·2.2%)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제친 놀라운 판매고다. 데일리미러는 '가가와가 그라운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줌과 동시에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성공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가와는 지난해 여름 맨유 이적 이후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노리치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면서 주가가 치솟고 있다.
한편, EPL 선수 유니폼 판매 1위는 맨유 공격수 로빈 판페르시가 차지했다. 판페르시는 전체 4분의 1에 해당하는 25.4%의 점유율을 기록해 EPL 최고의 스타임을 입증했다. 2위는 리버풀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8.2%)가 차지했고, 맨유 공격수 웨인 루니(6.0%)가 뒤를 따랐다. 맨유는 톱5 내에 3명의 선수가 진입하면서 EPL 최고 인기 구단이라는 점을 다시금 증명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