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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자와 천재의 아들, 그리고 신의 아들이 만나면?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2-20 13:47 | 최종수정 2013-02-20 13:48


사진캡처=데일리메일

천재의 아들과 신의 손자, 그리고 신의 아들이 한 팀에서 뛴다면 어떤 모습일까.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름값으로는 지구방위대를 넘는다. 마라도나는 20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 얻은 아들이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세르히오 아게로(맨시티)의 아들들과 함께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선수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마라도나는 지난 13일 연인인 베로니카 오헤다(36)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해 '늦둥이 아빠'가 됐다. 새 아들의 이름은 디에고 페르난도다.

페르난도는 손자 벤야민보다도 4세 어리다. 마라도나는 2008년 손자 벤야민을 얻었다. 벤야민의 아버지는 맨시티의 에이스 공격수이자 아르헨티나 대표팀 스트라이커 아게로로, 벤야민은 '신의 손자', 아게로는 '신의 사위'라는 별명을 얻었다. '축구천재' 메시는 지난해 11월 첫째인 티아고를 낳았다. 티아고는 태어난지 일주일만에 메시의 친정팀인 아르헨티나의 뉴웰스 올드보이스와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았다.

마라도나와 메시, 아게로는 서로 끈끈한 사이다. 마라도나는 메시를 아들처럼 아끼고 있으며, 아게로는 메시가 아들을 낳자마자 바로 선물을 보내는 등 절친 사이다. 마라도나와 아게로는 가족 관계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재능만 이어받았다면 세계 최고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마라도나는 "아마도 메시의 아들인 티아고가 가장 축구를 잘할 것 같다"며 "벤야민이 스트라이커로 나서고 티아고와 페르난도가 함께 뒤를 받칠 것"이라고 구체적인 포메이션까지 예견했다.

그러나 마라도나의 말처럼 2세가 아버지의 기대만큼 성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아버지가 전설적 존재라면 더욱 그렇다. 마라도나의 아들인 디에고 주니어도 선수생활을 했지만, 그리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요한 크루이프의 아들인 요르디 크루이프도 선수생활 초창기에는 맨유에서 뛰는 등 주목을 받다가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축구계를 떠났다. 맨유의 전설적 골키퍼였던 피터 슈마이켈의 아들인 캐스퍼 슈마이켈도 골키퍼로 활약했지만, 맨시티에서 자리잡지 못한 채 여러팀을 전전하고 있다. 한국의 차두리도 아버지 차범근의 그늘을 넘기위해 포지션을 변경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는 얻지 못했다.

그래도 최근들어서는 성공사례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아트사커의 마술사' 지네딘 지단의 아들 엔조 지단이 폭풍성장 중이다. 엔조 지단은 1999년 이탈리아 유벤투스 유스팀을 시작으로 리세오 프란체스, 산 호세를 거쳐 2004년부터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다. 18세가 된 엔조 지단은 1m87의 장신으로 미드필더를 맡고 있다. '섹시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아들 브루클린 베컴도 첼시 유스팀 입단테스트를 받는 등 재능을 보이고 있다. 과연 마라도나의 뜻대로 세 아르헨티나의 축구스타 아들들이 성장해줄지 기대해보자.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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