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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최고의 스트라이커 데얀(32·서울)은 '딸 바보'로 통한다.
데얀이 깜짝 소식을 전한 임원동호회(회장 허명수)는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기 위해 매년 열리는 연례 행사다. 올해에도 허창수 구단주를 비롯하여 GS, LG, LS, LIG그룹 임원 약 200명이 참석했다.
2007년 K-리그에 발을 들여놓은 데얀은 올해가 7번째 시즌이다. 자식 둘을 모두 한국에서 봤다. '벽안의 이방인'이지만 한국 사람이 다 됐다. 그는 겨울이적시장에서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항저우의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중국 시장의 이적제의에 흔들렸다. 이번에는 달랐다. 고민도 하지 않았다. 깔끔하게 서울 잔류를 선택했다. "주위 사람들이 나를 '데얀민국'이라고 하는데 나도 정말 한국을 많이 사랑한다. 구단이 나를 필요로 하는 날까지 서울과 함께 하고 싶다. 내년에 다시 만나자." 지난 연말의 약속을 지켰다.
이 뿐이 아니다. 2011년 득점왕(24골)인 그는 K-리그 사상 첫 2년 연속 득점왕의 영예도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로는 2004년 수원 나드손(브라질), 2007년 포항 따바레즈(브라질)에 세 번째, 유럽 출신으로는 첫 K-리그 MVP(최우수선수)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프로축구는 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는 1, 2부 승강제 원년이다. 1부인 클래식은 지난해 16개에서 14개팀으로 축소됐다. 팀당 경기 수도 44경기에서 38경기로 줄었다. 데얀이 대기록의 향연을 이어가기 위해선 자신을 넘는 것이 숙제다. 그는 "개인 타이틀은 머릿속에 없다. 팀이 중요하다. 정규리그 2연패는 물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하고 싶다. 우승컵은 많을 수록 좋다. 팀 전력이 지난해보다 더 업그레이드 돼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데얀은 요즘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다. 신명이 났다. '득남'과 함께 그의 올시즌 여정이 시작된다. 아들을 위한 골 세리머니를 볼 날도 멀지 않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