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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끈 차연희, 하늘에 보낸 세리머니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2-10-30 08:32 | 최종수정 2012-10-30 08:34


◇챔피언결정 1차전 경기장면. 이 경기에서 0대1로 졌던 대교는 29일 2차전에서 3대1로 승리, 우승컵을 안았다.보은=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차연희(26·대교)는 주장 완장을 허공에 펴보였다. 우승을 이끈 골세리머니였다. 완장 안쪽에는 '하늘에 있는 정정숙 선수, 보고 싶어요'라는 글씨가 있었다.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대표팀 선배에게 바치는 골이었다. 고 정정숙은 2009년 위암 판정을 받은 뒤 2년여 간 투병했다. 차연희는 "(정)정숙 언니와는 어린 시절부터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함께 생활을 해왔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이번에 했다"고 했다.

차연희가 대교의 역전우승을 이끌었다. 29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제철과의 2012년 IBK기업은행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3대1 승리의 주역이 됐다. 두골을 넣었다. 팀은 WK-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1차전에서 대교는 0대1로 졌다. 22일 보은에서 패배를 맛봤다. 2차전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했다. 절실함 속에 승리해 1승1패, 종합득점에서 3대2로 앞서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우승을 차지한 대교는 2009년 WK-리그 출범 이래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우승을 기록한 팀이 됐다. 리그 원년을 포함, 통산 3회 우승이다. 반면, 2009년부터 4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현대제철은 또다시 준우승에 그쳤다.

사실 우승주역 차연희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고질적인 부상이 있었다. 올시즌, 수술로 3개월을 쉬었다. 챔피언결정전이 치러지기 3주 전에야 팀에 합류했다. 정상적인 몸이 아니었다. 1차전에서 진 팀 상황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차연희는 강했다. 승부사였다.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29분, 골감각이 살아났다.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4분 뒤에도 왼발슛이 터졌다. MVP는 당연히 그녀의 몫이었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1골2도움)에 이은 2연패다.

경기 뒤 차연희는 "1차전에서 오심으로 득점을 인정 받지 못해서 억울해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이대로 지면 억울하지 않겠느냐고 동료들에게 말했다. (우승에 대한) 절실함이 있었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사실 경기 중에 오른발에 찬스가 올 것 같아 훈련을 많이 했는데, 오른발보다 왼발이 더 잘 맞더라. 감이 좋았다"며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고양=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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