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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숨은 주역은 기성용(스완지시티)-김정우(전북) 중앙 라인이었다.
A대표팀의 허리를 오랫동안 담당할 것이라 여겨졌던 둘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이후 기성용은 전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거듭났고, 김정우는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변경하는 등 공격본능에 눈을 떴다. 자연스레 이들의 역할도 바뀌었다. 조광래 전 감독 시절 김정우-이용래-기성용 조합이 중용되기도 했지만, 이내 김정우의 이름은 사라졌다. 세대교체의 파고 속에 기성용이 중용되는 동안, 김정우는 부상 등의 이유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정우가 제외된 중앙 미드필드의 한 자리는 새로운 얼굴의 각축장이었다.
A대표팀의 포메이션이 4-2-3-1로 굳어지며 더블볼란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했다.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기성용의 파트너가 문제였다. 하대성(FC서울), 박종우(부산) 등이 나섰지만,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시 한번 김정우에게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김정우는 올시즌 전북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공격수부터 센터백까지 뛰며 그만의 축구센스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어느 포지션에서도 제 몫을 다해주지만 김정우의 진가를 볼 수 있는 포지션은 역시 중앙 미드필더다.
남아공 16강 신화를 쓴 기성용-김정우 라인. 이들이 이란 원정 첫 승이라는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될지. 결과는 17일 오전 1시30분부터 공개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