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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소속 스포츠 팀의 생활은 팍팍하다. 남부럽지 않은 지원을 받으면서 운동을 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성적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팀도 부지기수다. 새해 시도 예산 편성 때마다 존폐여부에 가슴을 졸이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얄굳은 운명이다.
일각에서는 야구단 유치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거창한 계획만 늘어놓는 수원시의 행태에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원의 10구단 유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창단승인이 떨어져야 확정이 된다. KT와 수원이 이미 어느 정도 의견을 조율한 상황이지만, KBO 이사회 소속 기존 8구단의 허락을 얻어내야 한다. 앞서 진행된 창단 논의를 생각해보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만약 창단이 불발된다면 그동안 수원시가 야구단만 믿고 추진해 온 계획의 부담은 모두 수원시민에게 지워질 수밖에 없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취임 전 수원FMC 선수단을 찾아가 적극지원을 약속했다. 선수들 손을 일일이 잡으면서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고 선수단을 확대해주며, 숙소 리모델링과 연봉 인상 등을 약속했다. 구단주다운 통큰 결정에 선수들을 환호했다. 그러나 당선 후 염 시장이 한 일은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숙소를 방문한 것 정도가 전부다. 대신 염 시장은 취임 2년 만에 수원FMC를 해체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선수들의 눈물겨운 호소는 공허하게 메아리 칠 뿐이다. '축구수도'라고 자부하는 수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울한 현실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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