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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실점+산토스 복귀, 3위 희망 노래하는 제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10-04 19:12 | 최종수정 2012-10-05 08:55


산토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제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수비불안이다.

공격진은 합격점이다. 산토스의 부상 이후 득점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전북(68골), 서울(61골)에 이어 팀득점순위 3위(59골)에 올라 있다. 그러나 불안한 수비는 제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홍정호의 이탈 이후 수비가 좀처럼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호주 출신의 수비수 마다스치도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오반석 한용수 두 신예수비는 아직까지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제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3일 경남과의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긋지긋한 원정징크스(8무5패) 탈출은 아쉽게 물거품이 됐지만, 무실점 수비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근 들어 박경훈 감독은 송진형을 제외하고 마르케스와 서동현 투톱을 내세운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선보이고 있다. 선수 전원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수비에 가담하며 새로운 형태의 질식수비를 펼쳤다. 좌우 윙백도 무리한 공격가담 대신 철저히 지역을 지키며 수비를 강화했다. 그 결과 제주는 4경기만에 무실점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경남전에서도 제주는 탄탄한 수비망을 구축하며 단 3개의 유효슈팅만을 허용했다. 경기 후 적장인 최진한 감독은 "제주의 밀집 수비에 막혀 공격의 세밀함이 모자랐다"라며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감독의 얼굴에는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박 감독은 "수비가 전체적으로 안정되어 있었다. 무실점 경기를 펼친 것에 크게 만족한다"고 했다. 그만큼 수비는 박 감독의 골머리를 썩였다. 올시즌 제주의 무실점 경기는 6경기에 불과했다. 제주의 수비가 더 단단했더라면 초반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포항전에 이어 경남 원정까지 안정적인 수비력을 과시하며 상위리그 순위 경쟁을 위한 동력을 얻었다.

여기에 마침내 '에이스' 산토스가 복귀하며 한층 안정된 전력을 갖추게 됐다. 산토스는 경남전서 후반 교체투입되며 복귀 준비를 마쳤다. 한달여만에 그라운드에 나선 산토스는 경쾌한 몸놀림으로 박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산토스는 8월1일 대전과의 FA컵 8강전에서 무릎을 다쳤다. 딱 한달만인 9월 1일 포항과의 FA컵 4강전에서 복귀했지만, 부상이 재발하며 다시 한번 힘든 재활의 시간을 겪어야 했다. 부상 전까지 13골-9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던 산토스의 이탈로 제주의 밸런스 자체가 무너져버렸다. 그를 중심으로 공격을 재편하고, 지금 수비력을 유지한다는게 박 감독의 구상이다. 박 감독은 "아직까지 3위를 포기하지 않았다. 산토스도 돌아왔고, 다시 한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가 못할거라는 보장도 없지 않느냐. 마지막까지 집중력 잃지 않고 3위를 노려볼 생각이다"고 했다.

무실점을 거둔 수비진에 산토스가 정상 복귀하는 8일 울산전은 제주의 남은 시즌을 가늠할 터닝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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