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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원정 4연전 탈출 앞둔 포항, 전북 잡아야할 이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10-05 09:54 | 최종수정 2012-10-05 09:54


이명주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항스틸러스

이제 모두 짐싸기 달인이 됐다. 스플릿으로 나뉜 9월 15일 이후 포항은 3주간 3연속 원정경기만 했다. 이동거리로만 2300㎞에 달한다. 원정경기를 준비하고 다녀온 뒤 훈련하다가 다시 짐을 싸야한다.

포항시의 자체 행사로 어쩔 수 없이 원정 경기를 다녀야 한다. 선수들의 홈경기 갈증은 그 어느때보다도 심하다. 홈구장인 스틸야드에서 경기를 뛰는 꿈을 꿀 정도다. 이제 끝이 보인다. 원정 4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과 마주한다.

포항은 전북전 승점 3점 획득이 절실하다. 당초 포항은 원정 4연전 가운데 2승을 현실적인 목표로 세웠다. 3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수원과 제주는 꼭 잡으려고 했다. 수원은 2대1로 잡았다. 하지만 제주와의 원정경기에서는 1대2로 지고 말았다. 그 사이 있었던 서울전에서도 2대3으로 졌다. 1승 2패다. 목표했던 2승을 위해 전북전은 꼭 잡아야 한다.

3위 경쟁도 중요하다. 포항은 다른 팀들에 비해 1경기를 덜했다. 34라운드 상대였던 울산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경기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날아갔다. 한 라운드를 쉬는 사이 3위 경쟁팀인 수원은 서울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수원은 현재 승점 59점이다. 승점 53인 포항과는 6점차다. 더 이상 승점차가 벌어지면 3위 경쟁 자체가 어려워진다.

연패도 끊어야 한다. 포항은 K-리그에서 5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서울과 제주에게 연달아 졌다. 연승 뒤 연패가 더욱 무서운 법이다. 연패에 빠지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좋았던 팀분위기는 삽시간에 얼어붙는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상실할 수 있다.

20일 홈에서 열릴 경남과의 FA컵 결승전을 위해서라도 좋은 흐름을 타야만 한다. FA컵 결승전은 단판 승부다. 변수가 많다. 공격의 핵심인 황진성도 경고누적으로 나설 수 없다. 좋은 흐름을 타지 못한다면 어려운 상황에서 결승전을 맞이할 수도 있다. 좋은 흐름의 시발점을 전북전 승리로 잡고자 한다.

승점 3점이 절실한 포항이지만 쉽지가 않다. 포항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만 가면 작아졌다. 최근 3차례 전주 원정에서 3연패했다. 홈에서 좋았던 경기력도 원정만 가면 이상하게 꼬였다. 포항 선수단 모두 전북전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포항으로서는 '자신들의 플레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원에서부터 잘게 썰어가는 패싱 플레이를 통해 볼점유율을 높이고자 한다. 여기에 원톱 박성호와 좌우 측면에 설 노병준과 아사모아를 향한 중장거리 패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전북이 100% 전력이 아닌 것도 공략해야할 포인트다. 현재 전북은 부상 선수가 많다. 지난달 영암 전지훈련에서 발가락 골절을 당한 임유환은 아직 회복시간이 더 필요하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도 코뼈 골절로 수술을 받았다. 포항전 출전이 힘들다. 수비 뒷공간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포항의 노림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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