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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정 퍼레이드' 축구협회, 국정감사 쟁점은?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9-27 17:06 | 최종수정 2012-09-28 09:33



대한축구협회가 7년 만에 국정 감사를 받게 될 것 같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7일 "10월 19일로 예정된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 축구협회 임원들이 증인으로 출석 요청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광위) 소속 국회의원들로부터 국정 감사 자료 요청을 받고 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이후 7년 만에 맞게 된 두번째 국정감사다. 축구협회는 국정감사에 관한 법률이 정한 피감기관인 대한체육회의 산하단체로 매해, 국정감사를 위해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가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감사에서는 축구협회 임원이 직접 국정 감사에 출석할 가능성이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축구협회는 비리직원 특별 위로금 지급,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굴욕 이메일,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의 잔여 연봉 지급 문제 등 반복되는 행정처리 미숙과, 회계 관리 문제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이번 국정 감사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독도 세리머니' 협회의 대응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 신화를 이룬 한국축구의 '포스트 올림픽'은 굴욕 외교로 시작됐다. 박종우(부산)는 8월 11일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 직후 관중에게 건네받은 '독도는 우리땅' 피켓을 들고 환호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그의 행동이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에 위배된다고 판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독도 세리머니'를 해명한 이메일이 공개되며 홍역을 치렀다. 사실상 사과를 뜻하는 낮뜨거운 수사와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을 적은 공문으로 뭇매를 맞았다. 원만한 해결을 위한 행보였다고 하지만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명의로 발송된 사죄와 재발 방지를 강조하는 내용의 이메일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지난 8월 17일 국회 문광위 긴급 현안질의를 받았다. 의원들의 질타에 조 회장은 "전적으로 대한축구협회의 책임이다.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처음엔 "글쎄요"라고 했다. 재차 책임 문제가 거론되자 조 회장은 "책임져야 할 상황이면 책임도 질 수 있다"고 대답했다. 조 회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하게 된다면 협회 행정의 난맥상은 물론, 책임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를 수 있다. 10월 5일 국제축구연맹(FIFA) 상벌위원회를 통해 나올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결론이 국정감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 투명성은?

1000억원대의 예산을 집행하는 축구협회는 '돈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연말 축구협회는 횡령과 절도를 한 회계 담당 직원에게 거액의 특별위로금(약 1억5000만원)을 지불하고 퇴직시켰다. 지난 연말의 사건이 뒤늦게 발각됐다. 김진국 전무가 사퇴했다. 세상이 비웃었다. 대한체육회의 특별 감사를 받았고, 뒤늦게 회계 담당 직원을 고소했다. 지난해 12월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경질도 몇몇 수뇌부의 밀실 야합으로 이뤄졌다. 과정이 순탄치 못하다 보니 뒷맛도 씁쓸했다. 축구협회는 조 감독을 보좌한 브라질 출신 가마 코치와 잔여 연봉 지급 소송을 치렀다. 아직도 조 감독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축구협회의 회계 투명성 여부도 집중 감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방위 소속 위원들은 축구협회에 기업과의 후원계약서와 임직원의 임금 내역 등 회계와 관련된 자료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축구협회의 스폰서십 및 마케팅 관리를 대행하는 FC네트워크, 스포츠 브랜드와의 초대형 스폰서 계약 등 계약관계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정 퍼레이드로 지탄을 받아온 축구협회다. 국정 감사에 축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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