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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강원 감독 "강등권 탈출, 목숨 걸고 지키겠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9-27 21:18


◇김학범 강원 감독.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목숨을 걸고 살아남겠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김학범 강원FC 감독의 목표는 확고했다.

강원은 2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가진 광주와의 2012년 K-리그 33라운드에서 후반 29분 터진 김은중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워 광주를 1대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강원은 승점 28이 되면서 리그 잔여 일정 불참을 선언한 상주 상무(승점 27)를 제쳐 꼴찌탈출에 성공했다. 지난 8월 19일 정규리그 최하위로 떨어진 뒤 8경기, 꼬박 40일 만이다. 지난 4월 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이후 무려 14경기 만에 따낸 홈 승리에 강원 팬들은 열광했다.

김 감독은 9월 들어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야심차게 강원 지휘봉을 잡은지 2개월 만에 거친 외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대표 사퇴에 선수단 월급 체불 사태까지 겹치면서 사기는 곤두박질 쳤다. 특유의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단을 다잡았지만, 의욕을 잃은 선수들을 데리고 그라운드에 서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근 월급 체불 사태로 선수들 앞에서 더 고개를 숙이게 됐다. 광주전 승리는 나락으로 떨어졌던 강원의 자신감에 그나마 한 줄기 빛을 선사할 만한 결과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너무 오랜만에 승리해서 소감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열심히 해준 선수들과 끝까지 지켜봐준 팬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늘 패하면 (광주와의) 승점차가 7점으로 벌여져 무척 힘든 상황이 될 뻔했다. 선수들도 나머지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을 것이다. 오늘 승리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분명 고무적인 승리였지만,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잦은 패스미스로 집중력과 조직력 부족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최근 팀 내 흉흉한 분위기 속에 선수들이 쉽게 동기부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수비진 집중력 부재와 실수가 다소 아쉬운 부분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 문제라기보다는 조직력과 집중력이 열쇠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분명 기분 좋은 승리지만, 가슴 한 켠의 응어리까지 풀기는 힘들다. 당장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게 강원의 현실이다. 승리로 분위기를 바꾼 것은 사실이지만, 강등권에 속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내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팀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강등권 탈출은 선수단 뿐만 아니라 강원도민의 염원이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어떻게든 꼭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선수들과 내가 온몸을 다 바칠 것이다. 목숨을 걸어 지켜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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