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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더 치열하다. 말그대로 대혼전이다.
두경기가 치러진 그룹B는 매경기 벼랑 끝 사투가 펼쳐지고 있다. 연승을 거둔 팀이 한 팀도 없을 정도다. 객관적 전력차가 무의미하다. 물고 물리는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치러진 6경기 중에 3경기가 무승부다. 이미 그룹B 최강으로 평가받은 성남도 일격을 당한 바 있다. 서울, 전북, 울산, 수원 '빅4'의 다툼으로 어느정도 가닥이 잡힌 그룹A와 달리 그룹B는 여전히 안갯속 정국이다. 유상철 대전 감독이 그룹B의 경기 모습을 두고 "죽기 살기로 하는 닭싸움 같다"고 묘사했을 정도다.
그룹B에 연승팀이 나오지 않은 것은 승점 1점이라도 얻겠다는 절박함이 낳은 결과라 할 수 있겠다. 같은 위치에 놓인 팀들간의 대결이기에 패배는 승점 3점이 아니라 6점을 내준 것과 같은 충격을 당하게 된다. 실제로 선제골을 내준 팀은 동점골을 위해 공격에 올인하는 전술을 펼친다. 보는 입장에서 재밌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연패는 안된다'는 강력한 의지도 연승팀이 나오지 않는 이유다. 유 감독은 "그룹B에 속한 팀들이 동기부여는 잘돼있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아직 강팀에 미치지 못한다. 순간의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 잘된다 싶으면 활활 타오르고, 안된다 싶으면 한없이 꺼진다. 한쪽에서 연승을 하면 반대쪽에는 연패를 하는 팀이 나타난다. 이제 12라운드 밖에 남지 않아 연패를 당할시 극복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래서 연패를 당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스플릿 도입 후 매경기 재밌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룹B에서 강등권에 놓이지 않은 팀에 대한 동기부여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매경기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하위권 싸움이 치열한만큼 상위권에 놓인 팀들도 몸을 사리기 애매한 상황이 돼 버렸다. 자칫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 입장에서는 피가 마르겠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즐겁다. 이런게 스플릿의 묘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