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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공격수 스테보는 한국의 한여름 무더위에 익숙했다. 한국에서 5시즌째였다. 비록 여름이 쾌적한 마케도니아 출신이지만 이제 더 이상 한국 여름이 낯설지 않다. 페이스도 좋았다. 지난해에는 총 9골 가운데 7월과 8월에 5골을 몰아넣었다. 다른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특별히 여름에 페이스가 떨어진 적이 없었다.
그러던 스테보는 마음을 바로 잡기로 했다. 윤성효 수원 감독을 찾아갔다. "여름 무더위를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면 부활하겠다"고 약속했다. 감독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이었다.
23일 제주와의 K-리그 32라운드 홈경기에서 스테보는 벤치에 있었다. 기회는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집중력 있게 그라운드를 지켜봤다. 예상보다 빨리 기회가 왔다. 이용래가 전반 2분만에 부상으로 교체아웃됐다. 윤성효 감독은 교체 카드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스테보를 선택했다. 때마침 찬바람도 불고 있었다.
윤성효 감독은 경기 후 "언제나 최선을 다해주는 선수다. 지금 우리 상황에서는 운동장에서 희생하는 선수가 필요한 데 스테보가 제격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