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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이다. 사랑은 인류에게 보편적이며, 인격적인 교제, 또는 인격 이외의 가치와의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된다. 뜬금없이 사랑의 정의를 서두에 쓴 것은 박경훈 제주 감독의 '사랑론' 때문이다. 그는 선수들과 미팅을 할때마다 독특한 '사랑론'을 전파하고 있다.
박 감독은 사랑받을만한 행동의 첫번째로 예의를 꼽았다. 그는 "항의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반말이나 욕설은 안된다. 심판은 어쨌거나 선수들보다 나이가 더 많은 어른이다. 예의에서 어긋나서는 안된다"고 했다. 박 감독은 반대로 심판 역시 예의를 갖춰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어쨌든 축구판의 선후배들이다. 권위를 앞세워 나이까지 무시해서는 안된다. 먼저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거기다 대고 인상을 찡그릴 감독이 어디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둘째로 존중심을 꼽았다. 서로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절대 거친 행동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깨끗한 그라운드의 시작은 예의와 존중, 더 크게는 사랑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스플릿제도가 도입하며 그라운드 내에서는 더욱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1승이 중요한 프로에서 박 감독이 강조하는 '사랑론'은 이상향일수도 있다. 그러나 한명 한명 이를 깨우치고 느끼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K-리그는 더 좋은 리그가 될 수도 있다. 스포츠맨십이라는 단어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랑론'은 자꾸 마음에 남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